중국 하이얼이 올해 최대 전략 제품으로 내세웠던 프리미엄 가전인 ‘북경 올림픽 모델’을 한국 시장에는 출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같은 전략 선회는 삼성전자·LG전자가 국내 프리미엄급 가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 진출이 만만치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올해 저가형 브랜드 이미지에서 탈피하고자 했던 하이얼의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5일 이극로 하이얼코리아 사장은 “본사 차원에서 북경 올림픽 모델은 한국에는 출시하지 않고 미국, 중국, 일본 등에서만 판매하기로 최근 결론내렸다”며 “프리미엄급 제품으로는 당장 승부를 걸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이얼이 출시 예정인 북경 올림픽 모델은 TV·에어컨·와인셀러 등에 와인 색상을 입힌 프리미엄 패밀리룩 제품으로 국내에는 올 연말께 선보일 계획이었다.
또 하이얼은 올해 국내 출시 예정이었던 빌트인 가전·김치냉장고·양문형 냉장고 등 전략상품 출시도 줄줄이 지연돼 당분간 ‘종합 가전기업으로의 도약’보다는 중저가 보급형 제품에 주력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황금구 하이얼코리아 영업부장은 “김치냉장고는 한국 협력업체를 찾기 어려워 불투명하고 빌트인은 본사로부터 수급해야 하는 최소한의 라인업을 아직까지 못 갖추고 있다”며 “양문형 냉장고도 한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대용량 제품의 본사 수급이 더뎌지고 있어 당초보다 판매가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본사에서 한국 가전시장은 가장 뿌리 내리기 어려운 시장으로 본다”며 “당장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기보다 중장기적으로 판매량을 점진적으로 늘려나가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립 중”이라고 말했다.
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