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물류 기업 UPS(United Parcel Serivce)가 최첨단 정보기술(IT)로 무장하고 있다. 15일 뉴욕타임스는 UPS가 매년 연구개발에 우리 돈 1조원에 가까운 10억달러를 쏟아부으면서 소리없는 기술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구 개발비 상상초월=UPS의 경쟁력이 트럭과 비행기 등 방대한 운송수단이라고 생각한다면, 착각이다. UPS는 애틀랜타 본사 연구소, 뉴저지 소재의 기술 센터 등의 연구 인력이 만들어내는 최첨단 기술이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이 되고 있다. 컴퓨터가 알아서 분류해주는 물류 시스템, 기상학자와 공동 개발한 날씨 예측 시스템, 연방항공국과 협력해 만든 비행기 스케줄 시스템 등이 바로 그것.
UPS 비행기 조종사 출신으로 현재 비행 운용 팀장을 맡고 있는 카렌 리씨는 “UPS 시스템은 매 12초마다 비행 위치를 묻는다”면서 “수백만 개의 소포와 화물을 단 4시간만에 처리하는 효율성은 바로 IT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UPS가 연간 연구에 투자하는 비용도 상상을 초월하는 연간 10억달러 수준. 이 중 상당 부문이 IT 투자다.
◇IT로 비용 절감=기술 투자는 곧 비용 절감으로 이어졌다. UPS는 지난해 물류 트럭의 이동 경로를 2800만마일 이상 단축, 무려 300만갤런(1135만리터)어치의 기름을 절약했다.
올해 UPS는 운송 도중 고객이 원하는 최종 목적지가 바뀌었을 경우, 고객 스스로 이를 정정할 수 있는 ‘셀프 서비스 시스템’도 도입할 계획이다.
UPS 관계자는 “매년 기술 투자한 만큼을 이익으로 회수되고 있다”면서 “내년에는 더 많은 돈을 기술 개발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UPS가 도전 중인 새로운 과제는=‘기온이 올라가면서 의약품이 독약으로 바뀐다면?’ ‘방콕 공항에 들어갈 때와 나올 때 관세가 엄청나게 차이난다면?’
UPS 연구팀은 골머리를 앓아왔던 물류 과제를 해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소포 온도를 추적하는 센서, 전 세계 서로 다른 관세를 한 눈에 계산하는 소프트웨어 등이 대표적이다.
기술력이 축적되니, UPS 사업 영역도 확대되고 있다. 물류컨설팅 회사인 사티시의 진델 사장은 “소포 크기를 자동 측정, 추가 요금을 받아내는 등 각종 부가 기술이 창출하는 매출도 UPS의 전체 10%에 이를 정도”라면서 “이제는 UPS가 도시바 등 대기업에 지도 소프트웨어를 팔 정도로 IT기술이 신규 사업을 창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etnews.co.kr
▲UPS는=
UPS는 올해 회사 설립 100년째를 맞는 전설적인 물류업체. 1907년에 미국의 메신저 회사로 출발한 UPS는 지난해 매출 42억6000만달러를 기록, 전 세계 최대 익스프레스 운송 및 화물 배달 회사로 자리매김했다. 특정 운송, 물류, 자본 및 전자 상거래를 주도하고 있으며 전 세계 200개 이상의 국가 및 지역에 물품, 자금 및 정보의 흐름을 관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