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재래시장 활성화의 초점이 IT를 십분 활용한 ‘디지털 상인 양성’에 맞춰지고 있다. 기존의 시설 현대화와 유통 자금 지원 등이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한 하드웨어적 접근방안이었다면, 상인 개개인의 IT마인드 함양을 통한 시장 경쟁력 향상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소프트웨어적 접근이라 할 수 있다.
◇재래시장 활성화의 첨병 ‘디지털 상인’=중대형 마트 및 백화점의 수퍼체인사업 진출 등 유통구조 변화와 24시간 쇼핑 등 소비성향 변화로 지역 재래시장의 소비 집객력은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유통시장 개방에 따른 외국계 대형 마트의 확산과 지역 출점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지만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지역 인구의 지속적인 감소 추세에 지역 소비자의 눈높이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는 물론 지자체 차원에서 시장의 시설 현대화, 상품권 유통, 자금 지원 등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법이 모색돼 왔지만 어느 것 하나 ‘이거다’ 싶을 정도의 해결 방안으로 자리잡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또한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 및 시장 시설 현대화는 단기 처방은 될지 몰라도 근본 처방은 아니라는 것이 지역 유통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에 따라 빼앗긴 고객을 되찾아야 한다는 시각이 아닌, 기존 고객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경쟁력을 높이고 좁은 지역상권을 넘어 판매망을 대폭 확대하는 차원에서 지역의 ‘디지털 상인 육성’이 힘을 얻고 있다.
김만환 중소기업유통센터 홈쇼핑사업본부장은 “균형발전 정책 및 지역혁신의 맥락에서 지역상인의 개별 경쟁력 강화가 시장 경쟁력 확대로 이어져야 한다”며 “이러한 측면에서 재래시장의 온라인 접목은 상인 개인의 경쟁력과 시장 상권 확대를 동시에 가능하게 하는 가장 확실한 길”이라고 말했다.
◇지역별 시장 디지털화 현황=지난 11일 부산에서는 자갈치 시장 등 부산을 대표하는 재래시장을 ‘우수·특화상품 쇼핑몰’로 육성하기 위한 ‘부산e장터 활성화사업 설명회’가 열렸다. 재래시장의 전자상거래 기반을 조성코자 지난 2005년부터 운영해 온 ‘부산e장터(www.busanmart.com)’ 사업을 확대 개편하는 내용이다. 그간 입점 위주로 운영돼 온 부산e장터는 시스템 유지 및 보수관리, 시장·등록상품 확대 및 갱신, 입점시장(상점) 신청접수 및 설문조사, 특산품 유통확대 등으로 경쟁력이 강화될 예정이다.
전남 지역의 특산물쇼핑몰 ‘남도장터’(www.jnmall.com)’는 최근 매출 확대를 위해 국내 대형 쇼핑몰과의 협력 강화에 나섰다. 이미 지난해 7월 G마켓과 교류 협정을 맺었고 최근 옥션과 제휴해 오픈마켓을 운영 중이다. 남도장터는 제휴 쇼핑몰 확대에 힘을 기울이는 한편, 전용서버 증설과 온라인 홍보 등 다양한 판매 전략을 시행해 올해 15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충남의 경우 현재 충남도농업기술원을 통해 홈페이지 운영농가에 대한 운영관리 교육을 3단계(홈페이지 기초반·운영반, 전자상거래반) 과정으로 연간 9회(3일/회)씩 실시하며 도내 디지털 상인을 육성하고 있다.
강원도는 올해 초 236억원 규모의 ‘2007년도 재래시장 활성화 계획’을 수립하면서 기존 재래시장 상품 및 지역특산품 생산자와 판매자 정보를 DB로 구축하고 이를 에브리마켓, 공동구매 판매사업 등의 기본자료로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춘천·원주·강릉 등 도내 3개 권역에 중소유통공동도매물류센터를 건립, 상품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상업경영인 아카데미 활성화 등 디지털 상인교육에 나설 방침이다.
이외에 전북 전주시는 올해 하반기에 지역 우수상품만을 판매하는 인터넷쇼핑몰 ‘바이(Buy) 전주’를 구축할 계획이며 제주시는 지난해 말 농수축산물 관련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구축하고 직거래장터 9개를 개설했다.
한편 이와 별도로 올해들어 중소기업청은 중앙정부 차원에서 PC 3만대 보급과 디지털 혁신상인 3000명 양성을 목표로 재래시장 정보화 사업에 나섰다. 이와관련 지난 5월에는 KT의 후원을 받아 PC·무선랜·빔프로젝트 등을 갖춘 인터넷 버스를 제작해 상인 정보화 교육에 활용하고 있다.
◇지역별 소기 추진성과 나타나=이에 앞서 중기청이 지난해부터 상인연합회를 주관기관으로 운영하기 시작한 재래시장 종합쇼핑몰 ‘에브리마켓’이 매출과 회원수 확보 등에서 그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어 디지털 상인 양성 사업에 힘이 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에브리마켓 회원수는 지난 연말 1만5781명 이었으나 올해 들어 6월 현재 4만2400명으로 늘었다. 상품 수도 4만4588개로 지난해(3만4923개)보다 훨씬 다양해졌다. 또한 매출액은 지난해 7억9900만원에 비해 올 6월 현재 19억2200만원으로 6개월간 3배 가까이 성장했다.
지난 2004년부터 옥션과 농산물 인터넷 마케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충남도의 경우 일평균 320만원이던 판매액이 2005년 10월 1200만원으로, 지난해에는 2000만원을 넘어서는 신장세를 나타냈다. 충남도는 그동안 충남 농산물의 우수성 홍보 및 판매를 위해 도내 87개 Q마크 지정자를 대상으로 입점설명회를 개최하고 옥션 식품 카테고리 내에 ‘충남지역 우수농산물 특별전’을 마련해 전자상거래를 유도해왔다. 옥션 관계자는 “200평 규모의 대형 유명매장 판매액과 비슷한 수준이며 인증받은 우수 농산물을 편리하게 받아볼 수 있는 잇점 때문에 구매 선호도도 높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또 지난 2004년 문을 연 뒤 현재 150여 업체의 1000여 농·수산 품목을 판매 중인 전남도의 남도장터는 지난해부터 1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본격 성장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전국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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