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서비스가 진화하고 있다. 최근 들어선 ‘선제안형 사업’ ‘서비스 연구개발(R&D)’ ‘서비스 사이언스’ 등의 신조어가 탄생되면서 서비스의 진화 속도 또한 빨라지고 있다.
IT서비스의 전신인 시스템통합(SI)이 국내에서 사업의 형태로 자리잡은 것은 1980년대 초. 이후 20여년간 제조 및 서비스 산업을 단순 지원하는 수동적, 산업 추종적 사업 위주의 SI는 2004∼2005년 사이 광의의 IT서비스로 탈바꿈했다.
20세기 우리나라의 SI산업이 기업 정보화 시나리오에 따라 움직이는 수동적 산업이었다면 오늘날의 21세기 IT서비스는 독창적인 컨설팅 능력으로 기업 정보화의 미래상을 그려내는 능동적·창의적 산업으로 진화 중이다.
◇국내 IT서비스 역사=우리나라에서 토털 서비스 개념의 IT서비스란 용어가 보편화된 것은 불과 2∼3년 전의 일이다. 이전까지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기술적 통합 위주의 SI사업이 전부였다.
국내 IT서비스 산업의 태동은 2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1년 쌍용정보통신의 전신인 우신정보산업이 국내 SI산업의 장을 열었다. 설립 월이 7월이니 지금으로부터 꼭 26년 전의 일이다.
이후 1985년 삼성데이타시스템(현 삼성SDS), 1987년 STM(현 LG CNS), 1989년 대우정보시스템, 1991년 동양정보통신(현 동양시스템즈), 1993년 현대정보기술, 1996년 동부정보시스템(현 동부CNI) 등이 잇따라 생겨났다. 이 과정에서 국내 그룹사의 SI자회사 설립은 하나의 트랜드로 자리잡았다.
당시 신생 SI업체들의 역할은 그룹 계열사들의 정보시스템 구축과 더불어 지금의 시스템관리(SM) 격인 전산수탁 용역이었다.
◇진화하는 IT서비스=1980년대부터 2000년 초까지 SI산업으로 대별되는 국내 IT서비스 산업은 사실상 큰 변화가 없었다. SI기업의 당초 설립목적인 그룹 계열사의 정보화 지원 외엔 눈에 띄는 이렇다할만한 사업은 없다. 하지만 최근 3∼4년간은 IT서비스 산업의 격변이라 할 만큼 적지 않은 변화가 진행됐다.
이전까지 국내 기업의 목적사업은 통신, 정보 및 전자기기 제조 판매, 통합시스템 판매, 유지보수 용역, 부가가치 통신용역 제공 등에서 정보시스템 컨설팅으로 고도화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IT서비스란 용어가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수년 전부터는 기존의 목적사업에 통신 및 전기공사를 포함한 건설업, 인터넷 전화를 포함한 별정통신사업, 신·재생에너지 사업, 노하우기술 판매업, 고도정보통신서비스업 등으로 다양화됐다. 여기에 구체 사업 아이템과 서비스 내용도 21세기 혁신 트랜드에 맞춰 진화 중이다.
우선, 선제안형 사업으로 IT서비스 기업들이 중무장하고 있다. 목적은 단순히 고객의 요구에 따라 시스템을 구축하는 종전의 낮은 부가가치 사업을 탈피해 고객이 생각지 못한 사업을 먼저 제안, 고객 만족도 향상과 더불어 파격적인 부가가치 향상에 있다. u시티 설계, 스마트카드를 이용한 신교통카드 시스템, 스포츠SI 등이 그 예다.
최근엔 서비스지향아키텍처(SOA), IT서비스관리(ITSM), 내장형SW서비스(ESDM), IT아웃소싱(ITO) 등에 이어 업종의 파격으로 일컬어지는 신·재생에너지 제조 분야로 사업영역이 확대됐다. 또 업종전문 지식에 IT를 접목해 고객을 리드하려는 ‘서비스 R&D’ 기능도 구사된다. 올들어선 3차 산업인 서비스 산업의 과학화·체계화를 위해 IT서비스를 접목하는 ‘서비스 사이언스’의 접목이 시도되는 등 제2의 진화가 진행 중이다.
김현수 한국IT서비스학회 학회장은 “과거 그룹사의 정보화 추이에 의존해오던 수동적 SI산업이 최근 들어 능동적이면서 창의적인 산업의 IT서비스로 변모하는 진화과정을 거치고 있다”며 “이 같은 변화 추세는 기술의 진보와 신서비스 개발 노력에 힘입어 가속도가 붙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정훈기자@전자신문, jh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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