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LG CNS 김대훈 부사장

[이사람]LG CNS 김대훈 부사장

 ‘승률 80%.’

 올 상반기 LG CNS 금융 사업 수주율이다. LG CNS 사상 최고 수주 성적을 기록함은 물론 동종 업계 최고 승률이다. 그래서 LG CNS 공공/금융사업본부 수장인 김대훈 부사장(51)을 만나, 그 비결을 물었다.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대외 사업 비즈니스는 뿌린 만큼 거둡니다. 그래서 수주 성공의 씨앗을 미리 뿌리라고 직원들에게 누누이 강조합니다. 특히 단타성으로 영업하지 말고 ‘시선은 멀리 두되 마음은 고객 고민과 함께’하면 당장은 힘이 들지만 머지 않아 큰 과실을 맺습니다.”

 그의 이러한 방침은 지난 2004년 금융·서비스사업본부장 재직시 공공사업본부장을 겸임하면서 시작됐다.

 “직원들이 수주전 결과에 일희일비하더군요. 이래선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수주 사업 주기를 중장기로 보고 고객과 고통을 나누며 아이디어를 공유, 사업 예산을 미리 만들자고 강조했습니다.”

 물론 2005년은 실적 부진으로 무척 힘들었다.

 “2004년 금융 기관에 멀게만 느껴지는 새로운 BIS 비율 산정방식인 바젤 II를 제안했습니다. 당시에 바젤 II를 화두로 꺼내 이를 수주로 연결시킨다는 것은 지금 생각해도 무모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선 제안 전략은 적중했다. 2006년부터 수주 물꼬가 터지기 시작한 것이다. 올 상반기 하나은행, 우리투자증권, 신한생명, 새마을금고연합회, 외환은행 등의 대형 프로젝트를 놓고 벌인 치열한 수싸움에서도 연승가도를 달리고 있다.

 “4∼5년 전만 해도 LG CNS가 금융 업종에 명함을 내밀면 고객이 고개를 갸웃뚱했습니다. 그만큼 인지도가 떨어졌죠. 당시 IBM이 금융 IT서비스 시장을 주도했습니다. 하지만 외환은행 차세대 시스템을 2005년 성공리에 마치면서 금융사업에 힘이 붙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준거 사이트 확보, 고객의 우수한 만족도, 품질관리 역량 등의 요소들이 서로 맞물리면서 궁극적으로 올해 수주 성공률 80%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요행을 바라지 않고 성실히 노력한 결과다. 그렇지만 IT 서비스 산업은 특성상 의외의 수주 결과를 낳기도 한다.

 “2005년 기획예산처의 디지털회계예산시스템 구축 수주 경쟁에서 탈락했을 때 하늘이 노랗게 보인다는 걸 처음 느꼈습니다. 재경부의 나피스 등 회계 업무 사업을 10년 넘게 수행한 터라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김 부사장은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했다. 지난 94년 LG그룹에서 LG CNS로 자리를 옮긴 이후 ‘한 갑자(甲子)’를 돌면서 터득한 경험이다. 그는 오늘 성공 뒤에는 실패가 있음을 알고 있다. 그래서 그는 고객 가치 창출을 위한 혁신에 더 매달린다.

  안수민기자@전자신문, sm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