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팹리스 반도체 업체들이 사업다각화에 속속 나서고 있다.
코아로직과 엠텍비젼 등 대표적인 팹리스 업체들을 비롯해 최근 코스닥에 등록한 넥스트칩 등은 기존 제품의 시장 경쟁력이 위축되거나 점유 영역이 줄어들 위험이 커지자 사업다각화로 눈을 돌리고 있다.
코아로직(대표 황기수 www.corelogic.co.kr)은 그 동안 주로 휴대폰용 칩을 개발해 왔으나 올해 들어 이를 응용해 MP4플레이어·PMP·내비게이션 시스템에 들어갈 수 있는 칩을 개발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한 차원 성능이 업그레이드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출시해 휴대폰 칩 뿐 아니라 다양한 휴대형 디지털 기기용 칩 분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코아로직은 올해 중국에서 생산될 1억대 이상의 휴대형 멀티미디어 기기 중 MP4플레이어가 20∼3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연내에 자사의 뮤직폰 전용 칩인 ‘뮤즈’를 기반으로 한 MP4 플랫폼을 개발, 중국 시장에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황기수 코아로직 사장은 “올해를 미래 성장기회를 만드는 원년으로 삼아 선진 유수의 회사와도 경쟁할 수 있는 종합 팹리스 업체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엠텍비젼(대표 이성민 www.mtekvision.co.kr)은 휴대폰용 칩 외에도 PMP·DMB 모듈·내비게이션·감시카메라용 칩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지난 5월 엠텍비젼은 국내 최대 RF튜너 모듈 업체인 광성전자와 일본의 휴대이동방송 표준 규격인 ISDB-T 모듈에 연 100만개 이상의 멀티미디어 칩을 공급하는 내용의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바 있다. 엠텍비젼은 광성전자가 납품하는 방송모듈에 자사 칩을 제공한다. 이 모듈은 PMP·카내비게이션·개인내비게이션장치·휴대형 DVD 등에 적용될 수 있다. 이성민 엠텍비젼 사장은 “휴대폰용 칩 분야에서 쌓은 기술을 토대로 신규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았다”며 “일본 시장 진출을 계기로 향후 본격화될 휴대이동방송 시장에서 선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로 비디오 프로세서에 개발력을 집중해 온 넥스트칩(대표 김경수 www.nextchip.com)은 지난 18일 디지털비디오리코더(DVR)용 보이스 코덱 제품인 ‘NAP9004’를 발표했다. 이 제품은 기존 제품보다 압축률을 4배 높인 제품으로 세계 최초로 4채널 ADPCM이 적용된 DVR용 보이스 코덱이다. 김경수 사장은 “이번에 선보인 ADPCM 코덱을 DVR 뿐 아니라 디지털녹음기와 PMP 등에 적용될 수 있게 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비디오 프로세서는 물론 오디오 프로세서도 모두 공급하는 멀티미디어 반도체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윤태환 이노에이직 사장은 “많은 팹리스 업체들이 사업다각화를 위해 반도체 IP에 대해 문의를 하지만 인건비와 IP 구입비 및 팹 이용료 등에 적잖은 예산이 요구되는 탓에 실제 구매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팹리스 업체 중 상위권 몇몇 업체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체는 사업다각화에 과감하게 나서긴 쉽지 않다”며 사업다각화의 어려움을 지적했다.
정소영기자@전자신문, s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