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여..여때여 여보..요...”
이게 무슨 소리냐구요?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의 광화문 지하보도를 지날 때 휴대폰 통화를 하려면 이런 소리를 종종 듣게 됩니다. 지하보도를 걷다보면 어느 지점부터 음성이 잘 들리지 않다가 중간쯤 가면 아예 먹통이 돼버립니다. 중계기가 없어 전파가 미치지 않아 생기는 현상이랍니다. 이동통신사 바꾸라구요? 아닙니다. 이통 3사 공통의 문제점입니다.
이런 불편을 겪으면서 기자는 한국의 IT현실에 대해 생각해봤습니다. 서울 광화문은 대한민국의 심장이기도 하지만 IT코리아의 거점이기도 합니다. 중앙·지방정부의 정보화를 선도한다는 행자부, IT코리아 정책을 만들어간다는 정통부, 국내 최대 통신사업자 KT...모두 광화문 지하보도를 사이에 두거나 인근에 위치합니다. 아! 문화관광부 청사도 있었군요. 아뭏튼 이런 곳에서 휴대폰 통화가 힘들다는 건 아이러니합니다. 전국에 휴대인터넷(와이브로)망까지 구축되고 있는 이 시대에 광화문 한복판에서서 휴대폰 통화가 어렵다니, 이해가 안됩니다.
그런데 이런 불통현상이 부처간·업계간 단절을 상징하는 것 같기도 해 더욱 씁쓸합니다. 부처들은 요즘 지역정보화, 전자정부 등 각종 정책을 진행하는 데 있어 대립하기 일쑤죠. 지하보도를 사이에 두고 KT와 케이블TV방송협회가 벌이는 IPTV 논쟁도 사사건건 격렬합니다. 광화문 지하보도에서 휴대폰 통화가 어렵다는 것. 이곳을 지나는 시민이나 외국인들은 IT코리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요. 황지혜기자@전자신문, got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