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를 매혹시킨 한국 게임의 힘.’
국산 온라인게임의 글로벌시장 위상과 영향력이 하루가 다르게 쑥쑥 커지고 있다.
지난 20세기 세계 게임산업의 지도에는 존재하지도 않았던 ‘메이드 인 코리아’ 영토가 최근 수년간 급속도로 넓어지면서 미국·일본 등 기존 게임강국 중심의 세계 판도를 완전히 바꿔놓고 있다.
10년 전 한국 온라인게임은 변방 조그만 나라의 색다른 발명품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제 세계 게임시장의 물줄기를 돌려 세울 거대한 ‘핵’으로 자리잡았다. PC든, TV든, 모바일이든 즐기는 기기가 어떤 것이든 상관없이 ‘온라인’이란 공통어를 게임에 접목시킨 첫 주자는 ‘대한민국’이다.
◇브로드밴드 급속 확산…큰물 온다 = 북미·유럽지역의 브로드밴드 가입 증가율이 매년 두자릿수를 기록하면서 서구에도 온라인게임의 ‘큰 물’이 도래하고 있다.
세계게임시장 조사기관과 전문가들은 지난 90년대 후반부터 한국이 글로벌시장에서 쌓아온 10년 간의 누적 해외 매출 규모 보다 향후 2∼3년간의 실적이 더 많을 것이란 일치된 예측을 내놓고 있다. 세계 각국의 브로드밴드 확산은 돌이킬 수 없는 흐름이 됐고, 이는 한국 온라인게임의 ‘텃밭’이 넓어지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인터넷 신규 서비스의 폭발적인 증가와 이용 활성화, 게임과 웹의 본격적인 연동 등 세계 기술 및 트렌드의 전환도 한국 온라인게임산업엔 더없이 좋은 기회다. ‘세컨드라이프’ 열풍과 ‘위키피디아’로 대변되는 인터넷 생활화 등이 세계인들을 온라인게임으로 불러 모으고 있다.
◇정글속 …성공신화는 계속된다= 90년대 후반 대형 선발업체 주도로 시작된 국산 온라인게임의 해외시장 진출은 지금 회사 규모· 장르· 타깃 시장에 상관없이 산업 공통의 흐름으로 자리잡았다. 태생부터 ‘글로벌시장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존재 이유를 꼬리표처럼 달고 나오는 셈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구조가 바로 국산 온라인게임이 ‘글로벌 정글’에서 경쟁하고, 승승장구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는 점에 이견이 거의 없다.
이미 10년 가까이 해외시장에서 장수하는 게임이 나왔는가 하면, 전세계 누적 매출이 2조원을 내다보는 게임도 만들어졌다. 이런 성공모델이 중소업체들이 쏟아내고 있는 게임들에까지 상승 효과로 이어져, 향후 한국 온라인게임산업의 해외성장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경계하되 두려울 것은 없다”= 아예 온라인게임시장이란 것이 없었던 불모지를 개척한 국가 답게, 한국 온라인게임 산업은 주요 경쟁국을 뒤에 놓고 질주하고 있다.
물론 위협이 없는 것은 아니다. ‘샌드위치 위기론’이 한국 게임산업의 미래를 옥죄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자국내 산업과 시장이 큰 것일 뿐, 해외시장 경험은 전무하다시피 하다. 세계 온라인게임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조차 단일 프랜차이즈로 성공했을 뿐 한국 처럼 RPG면 RPG, 캐주얼이면 캐주얼 등 방대한 라인업과 생산은 꿈도 못꾸고 있는 상황이다. 일렉트로닉아츠(EA)도 겨우 이제 ‘걸음마’를 뗐을 뿐이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은 “서버·코딩·운영에 있어서 만큼은 그 어느 경쟁국 보다 한국의 우수함을 자신한다”며 “게임의 미래 진화 방향을 정확히 짚어서 끊임없는 기술 개발과 도전에 나선다면 10여년전 우리가 개척자였듯, 10년 뒤에도 개척자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치로 본 한국 온라인게임의 세계 경쟁력
넥슨의 온라인게임 ‘메이플스토리’는 지난 3월21일자 비즈니스위크에 성공스토리가 소개되면서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세계 정상의 비즈니스 전문지는 왜 한국의 넥슨에, 그것도 의미조차 생소했던 온라인게임 ‘메이플스토리’에 주목한 것일까.
지난 2003년 국내에 상용서비스를 시작한 ‘메이플스토리’는 일본, 미국, 대만, 태국, 유럽 등 전세계 58개국에 진출해 서비스되고 있다. ‘메이플스토리’의 전세계 계정수는 6700만개에 달한다. 특히 대만의 경우 전인구(2300만명)의 26%에 달하는 600만명의 회원을 자랑하며, 국민게임이 된지 오래다. 지난 2005년 10월 시작한 미국, 캐나다 중심의 글로벌서비스는 지난 2월, 단 한달 동안에만 60만개의 아이템 판매로 160만달러(약 1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03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만 3년간 ‘메이플스토리’가 국내외에서 거둬들인 매출 총액은 2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NF소나타(1895만원, N20 기본형 A/T) 1만554대의 가치와 같으며, 애니콜 컬러재킷폰(SCH-B660, 출고가 51만400원) 39만1850대의 시장규모와 같은 금액이다. 아이템 한 개당 가격을 평균 2000원으로 계산할 때 총 1억개가 팔려나간 셈이며, 아이템 1개를 2cm로 계산했을 때 일렬로 세우면 서울과 부산을 2.5회 왕복할 수 있고, 에베레스트(8848m)의 226배를 쌓을 수 있는 규모다.
넥슨이 자랑하는 또하나의 국민게임 ‘카트라이더’는 지난 2월 현재 중국에서 최고 동시접속자수 80만명을 돌파하며 새로운 기록을 써나가고 있다. 이미 대만과 북미시장에도 진출, ‘글로벌게임’으로서 기세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누적 매출액 1000억원을 돌파했으며, 전세계 회원수 1억6000만명을 자랑하며 국가대표급 게임으로서의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시리즈는 국내를 포함한 전세계시장에서 따라올 수 없는 성공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지난 98년 나온 ‘리니지’ 시리즈는 1,2편까지 나오면서 10년차인 올해 1분기까지 누적매출액이 약 1조6000억원에 달한다. 대만, 일본, 중국, 북미, 유럽 등 전세계 50여개국에 서비스되면서 ‘메이드 인 코리아 게임’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생성된 누적계정수만 7000만개에 이른다.
이를 바탕으로 엔씨소프트는 전세계 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시장 10위권내에 자사 타이틀 3개를 한꺼번에 올려 놓으며, 글로벌 빅10타이틀 보유수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와 함께 해외시장을 겨냥해 북미에서 개발해 내놓은 ‘시티오브히어로’ ‘시티오브빌런’ 시리즈는 월간 접속자수가 46만명을 넘어서며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또 ‘길드워’는 북미·유럽시장 환경에 맞게 패키지형태로 판매돼 지난 2005년 출시된 이래 2년반 만에 총 360만 카피가 팔려나가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중이다. ‘길드워’는 가장 빠른 시간에 300만 카피 이상의 판매를 기록한 게임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길드워’ 최초의 확장팩 아이오브더노스가 올해말 선보일 예정이며 속편인 ‘길드워2’도 내년 만들어져 세계최고의 온라인게임 프랜차이즈 입지를 굳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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