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정책 10년, 벤처산업 10년]통신·방송-스펙트럼통신기술

 스펙트럼통신기술(대표 김태하 www.spectrum.co.kr)은 통신사업자, 방송사 및 공공기관에 무선통신망 설계, 주파수 간섭분석, 전파측정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파 전문기업이다. 정보통신부와 KT를 거치며 전파부문 연구 경험을 쌓은 김태하 사장은 국내 기업이 쉽게 진출하지 못했던 이 분야의 사업 가능성을 보고 지난 1997년 7월 회사를 설립했다.

이듬해 IMF 한파에도 수십여건의 전파측정, 전파분석 관련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축적한 전파기술을 효과적으로 응용하기 위해 2001년 3월에 부설 전파기술연구소를 설립해 전파 엔지니어링 분야의 무선망설계 등 강종 연구와 무선주파수(RF) 응용제품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시련은 그치지 않았다. 2003년 당시 기업 규모로는 큰 자금을 들여 전지를 내장한 전자태그인 ‘능동형 전자태그(액티브 RFID)’를 개발했으나 시장이 성숙하지 못했던 것. 스펙트럼통신기술은 전파 관련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개별 소비자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2004년 하반기부터 지상파 디지털TV(DTV)를 수신할 수 있는 실내·실외용 안테나를 개발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출시 초기부터 디지털TV , 고선명TV(HDTV) 마니아들에게 알려졌다. 지금까지도 인기가 높다. 디자인도 기존의 일반적인 안테나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다.

스펙트럼통신기술은 이 제품으로 지난 2005년엔 전파신기술상의 정보통신부장관상을 받았다. 지난해부터 이 제품을 북미·북유럽 지역에 수출했다.

이 회사는 다음 먹거리 역시 전문성을 확보한 전파 영역에서 찾는다. 방송국용 지상파 DTV 중계기를 개발중이다. 상용화하면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서도 최초가 될 것으로 자신했다. 이와 함께 DTV 안테나와 같이 전파 관련 기술을 이용해 소비자를 직접 공략할 수 있는 다른 제품도 구상중이다. 이 회사는 미래 비전을 해외 진출과 틈새시장 공략에서 찾는다. 김태하 사장은 “대기업이 진출할 수 없는 영역에서 끊임없이 신기술로 새 시장을 열어가는 게 벤처”라며 “올해를 시작으로 기존 제품의 해외 수출을 본격화함과 동시에 끊임없는 시장 조사로 틈새시장을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인터뷰-김태하 스펙트럼통신기술 사장

“기술력과 서비스로 소비자에게 인정받은 게 외풍에 흔들리지 않고 조금씩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김태하 사장은 벤처기업에 기술력 등이 갖는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렇지만 기술만이 전부라고 여기지 않는다.“소비자에게 직접적으로 평가를 받기 때문에 더욱 소비자에게 민감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제품 개발 못지 않게 홈페이지 등을 통한 소비자 안내 등에도 심혈을 기울입니다.”

틈새시장에 집중하는 이유를 그에게 물었다. “벤처기업이 대기업처럼 첨단 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할 수 없지요. 기존에 있는 시장에서 우리 기술로 개선할 수 있는 것이나 필요하지만 아직 없는 것을 만들어 내는 게 스펙트럼통신기술이 발전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김 사장은 10년간의 성장 과정을 돌아보면서 정부 젠처 지원 제도에 대한 불만도 언뜻 드러냈다. “정부가 벤처에 대한 자금 지원을 많이 하긴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런 지원을 한번 받은 곳만 계속 받는다는 점입니다. 그러다 보니 스펙트럼도 정부 지원을 받을 생각을 하지 않았고 순수하게 우리가 번 것을 재투자해 현재까지 온 것입니다.”

인력 수급의 어려움에 대한 아쉬움도 토로했다. “기술 벤처기업은 대기업도 다루지 못하는 고급 기술로 사업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때 필요한 고급인력을 고용하는 데 만만찮은 비용이 들지만 이를 해결하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사회적으로 이 부분에 대한 지원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는 스펙트럼통신기술의 미래를 자신했다. “직원의 거의 100%가 엔지니어 출신이라 기술력엔 자신이 있습니다. 주력 제품도 해외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올해 DTV 안테나의 해외 수출을 본격화하고 신제품인 DTV 중계기 등을 내 놓으면서 앞으로의 성장 기반을 확고하게 다질 수 있을 것입니다.”

최순욱기자@전자신문, chois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