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소프트웨어(SW) 분리발주 법제화와 대기업 참여 제한 강화 등을 내용으로 하는 ‘중소 SW 활성화 종합대책’을 24일 발표하자 SW업계는 이를 반기는 한편 제도 현실화와 정착을 위한 추가 대책을 촉구했다.
정부의 이번 대책은 그동안 중소 SW 기업의 성장을 가로 막았던 잘못된 발주·거래 관행을 바로 잡기 위한 것으로, 그동안 중소SW 기업은 애써 솔루션을 개발하고도 제값을 받지 못하고 공공부문 수주 기회도 제약을 받는 등 문제점이 많았던 것으로 지적돼 왔다.
이에 따라 우수 중소 SW기업의 공공시장 수주 기회를 확대하고 SW가 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제도개선의 역점을 두고 활성화 대책을 마련했다.
◇“업계 기대감 높다”=혜택의 대상이 되는 중소 SW 업체들이 반기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실질적인 매출과 연관 지어지는 커스터마이징 SW 선금 지급 부문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동안 솔루션 업체의 관행은 제품을 판매할때 커스터마이징이 필요할 경우 무상으로 제공하는 형태였다.
분리발주 제도를 현실화한 것도 고무적이라는 의견이다. 정통부가 지난 5월 10억원 이상 공공 SW사업 중 5천만원 이상 SW는 분리발주하도록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했지만 권고사항이어서 이행력이 약했다. 이를 국가계약법 시행규칙에 반영해 강제력을 높임으로써 중소 SW 업체들은 실질적으로 분리발주 제도의 혜택을 보게 됐다는 것이다.
SW업체들은 또한 이번 대책이 전반적으로 SW를 용역으로 취급하는 데 따른 불합리한 제도를 고친 부분에도 큰 의미를 두고 있다. 때문에 커스터마이징 SW도 선금을 받을 수 있게 된 데다 SW 사업 예정가격 결정시에도 최대이윤율이 10%에서 25%로 상향 조정될 수 있게 됐다.
최대 이윤율 상승 효과는 정부예산 부문만 약 750억원에 달하며 공공기관까지 동참하면 2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10억 원을 넘어가는 공공기관의 사업이 75%에 달하는 상황에서 대기업 참여 제한 금액 상향 조정은 중소SW 기업이 공공부문 프로젝트 참여 기회를 대폭 넓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GS인증협회 김명주 사무국장은 “회원사들의 의견을 일일이 수렴한 결과 이번 대책이 중소 SW 기업에게 매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특히 선금 지급이라든가 분리발주제도를 법제화한 부분은 매우 고무적이다”고 말했다.
◇“현실화 노력 최선 다해야” = 중소 SW 기업들은 이번 종합대책에 환영하면서도 불공정관행을 바로 잡을 수 있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뜻을 강하게 피력했다. 한 중소 SW 업체 CEO는 이번 대책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불법SW 단속반과 같은 기능을 하는 IT 특별 조사팀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중소 SW 업체 사장은 “사실 기존에도 공정 거래를 위한 법은 마련돼있지만 IT 서비스 기업이 이를 교묘히 피해가는 경우가 많았다”며 “담합 사례나 발주과정 중에 나타나는 문제점에 대해 중소 SW 업체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법이 제대로 시행되고 있는지를 감사할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대책에 대해 대기업인 IT 서비스 기업들도 대승적인 차원에서 받아들이면서도 현실적인 문제점을 지적했다. IT 서비스 기업은 프로젝트 수행 도중 나타날 수 있는 문제에 대한 책임소재를 분명히 해 줄 것을 요구했다. 또한, 실제로 제도를 법제화하기 이전에 기업들과의 사전 조율작업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성SDS 측은 “프로젝트 수행 과정 중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소재가 불분명한 부분 등 현실적인 문제점은 아직 해결을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LG CNS 측은 “내부적으로 이번 제도가 가져올 효과에 대해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대책이 종합대책인 만큼 다양한 부분에 대해 접근한 것 같다”라며 “선금 지급 등은 굉장히 현실적이고 도움이 되겠지만, 불공정거래 개선 등에 대해서는 실행방법이 더욱 구체화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전자신문, ok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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