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과 안타 한방이면 일주일의 피로가 깨끗이 풀립니다.”
지난해 4월 결성된 ‘TI 야구팀’은 단순히 야구를 좋아하는 TI코리아(대표 손영석) 직원들이 주축이 돼 결성된 동아리다. 당시만해도 단순히 야구가 취미로 좋을 거란 막연한 생각으로 시작했지만 정식 사회인 야구리그에서 활발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TI 야구팀의 특징은 TI의 직원과 TI 대리점 직원이 한데 어울려 선수를 구성했다는 점. 회원의 3분의 1은 TI코리아 직원이고 다른 3분의 2는 동백물산, 실리샌드, 윈텍코리아, 에디텍 등 10여개의 대리점 직원으로 짜여져 있다. 서른을 갓 넘긴 선수부터 44살의 고참선수까지 연령대도 다양하다.
비록 회사는 다르지만 연합동호회 활동을 통해 TI와 협력업체의 관계를 돈독히 하고, 시장에서 치열한 공급 경쟁으로 서로 얼굴을 붉히던 협력업체끼리도 야구라는 스포츠를 매개로 분위기가 한층 부드러워졌다는 게 TI 야구팀 감독겸 선수를 맡고 있는 석창욱 반도체영업부장의 설명이다.
선수출신(고등학교 2학년까지 봉황기대회에 등록된 적이 있는 야구선수)은 하나도 없지만 열정만큼은 프로야구 선수 못지 않다. 뒤처지는 선수가 있으면 겨울에는 교육리그에 참가시키고, 주중에 열리는 프로야구 선수출신이 운영하는 야구교실에도 참석시켜 실력을 높인다. 밤이면 초등학교 실내연습장을 빌려 훈련을 할 만큼 열성이다. 경기에 대한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경기마다 최우수선수(MVP)를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이렇게 열성적으로 훈련에 임했기 때문인지 첫 해 성적은 기대 이상이었다.
성남시 주최 사회인야구 어게인리그 3부리그에서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올해는 리그 수준을 살짝 올려 수원시의 에버랜드 주최 사회인야구 에버드림리그 3부리그에서 뛰며 3승 1무 4패로 중위권을 달리고 있다.
에버랜드 리그로 옮기면서 가족간의 사랑도 더 깊어졌다.
석 부장은 ”야구장이 놀이공원인 에버랜드 옆인데다 잔디로 덮여 있어 여섯살과 세살짜리 아이들이 뛰어놀기에도 좋아 토요일이면 아내와 아이들이 함께 응원도 하고 놀이공원에서 함께 즐기기도 해 일거양득”이라고 자랑한다.
팀과 개인의 성적도 야구를 즐기는 재미다. 팀의 살림살이를 맡고 있는 박범진 차장은 “야구의 매력은 구성원 각자가 맡은 포지션에서 매순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충실히 해야 승리할 수 있는 조직적인 경기라는 데 있다”며 “야구가 기록을 중시하는 경기인만큼 올해도 에버드림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 꼭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경민기자@전자신문, km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