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주식시장이 처음으로 2000대 시대(종가기준)를 열었죠. 이날의 주가 움직임은 정말 드라마틱했습니다. 전날 미국 증시가 큰 폭 하락한 여파로 장 초반 30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던 주가가 무디스의 신용도 상승(A3->A2) 소식과 함께 40포인트 가량 상승했죠.
그러나 이날 신용도 상승을 가장 반긴 것은 바로 정부 당국이 아닐까 싶습니다. 외신에서 무디스의 소식을 타진하기 무섭게 재정경제부는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신용도 상향 조정 소식을 알려 왔습니다. 여기에는 ‘정부의 치적’ 내용이 빠지지 않았죠. 보도참고자료의 등급상향 의의 첫 문장은 고딕체로 ‘참여정부 출범 이후 3대 신용평가사(무디스·S&P·피치) 모두로부터 등급 상향 달성’이라고 써 있었습니다. 정부의 역할이 컸다는 설명이죠.
분명 기쁜일이지만 우리 정부가 이 정도에 호들갑(?)을 떨어야 할지 의문이네요.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은 외환위기 직전(A1)에 비해 여전히 낮은 상태입니다. 무엇보다 25일 신용등급(A2)이 같은 나라를 보니깐 ‘중국’이 있었습니다. 우연하게도 중국의 신용도는 하루 다음날인 26일 A1으로 상향 조정됐습니다. 다시 우리나라를 앞서고 있는 것이죠. 정부에게 묻고 싶네요. 진정 우리나라의 신용도에 대해 ‘달성’이라는 단어를 써가면서까지 만족하고 있는지.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