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유무선 통신상품 체험매장(유통점)인 ‘다락’을 놓고 갈팡질팡하고 있다. 지난해 첫 출점 당시만해도 전국 규모로 확대할 것이라며 의욕을 보였지만, 지금까지 서울·수도권 인근에 고작 17개 직영·대리점에 그친채 확대 여부를 놓고 고민만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도 10월까지 8개의 직영점을 추가 개설하는 계획만 있을뿐 여전히 사업성을 ‘타진’만 하는 모습이다.
당초 KT는 결합상품 규제 완화를 대비, PCS 재판매를 포함한 그룹내 유무선 통신상품의 오프라인 유통사업을 구상했었다. 다양한 상품구성과 새로운 브랜드 작업을 추진했던 것도 이런 배경. 하지만 새로운 결합상품 규제 제도가 막상 뚜껑을 열자 원래 기대와 달리 결합방식과 할인율 등에서 실익이 적다는 판단이 최근 내부적으로 강해지는 분위기다. KT 고위 관계자는 “다락을 활성화하려했던 것은 결합상품에 전사적인 총력을 기울인다는 전제에서였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도리어 기존 매출구조를 잠식하거나 유통망 확대에 대한 부담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KT가 다락 확대 여부를 놓고 여전히 시장반응만 살피고 있는 이유다.
특히 1년 가까이 되도록 다락이 답보상태인 것은 최근 그룹 차원에서 유무선 통신상품 유통사업에 대한 교통정리도 한몫했다. 유선사업자인 KT로선 PCS 재판매를 포함해 결국 이동통신 유통업 확대 진출을 겨냥했던 것이 현실적인 목적.
그러나 자회사인 KTF가 이미 1500개 안팎의 전국 대리점 체제를 갖추고 있는 마당에 새롭게 전국 규모의 유통점을 갖춰 이동통신 판매를 확대하려는 시도는 중복 투자라는 내부 지적도 있었다. KTF 고위 관계자는 “어차피 이동통신 판매가 주목적이라면 굳이 모회사가 직접 나서서 새 유통점을 구축한다면 KTF 기존 대리점 체제와도 충돌이 있지 않겠느냐”면서 “최근 그룹 차원에서 더 이상 전국 규모로 확대하지는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KT의 다락은 일부 지역에서 새로운 개념의 유무선 통신상품 체험형 매장을 선보이는 정도로, 용두사미로 끝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