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과 재래식 장비에 의존하는 기존의 치안서비스로는 급변하는 시대변화를 따라잡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첨단 정보통신기술(IT)을 적용한 치안서비스의 고도화, 과학화가 절실한 상황이죠.”
경찰청 최고정보책임자(CIO) 역할을 담당하는 박영헌 정보통신관리관(54)은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유비쿼터스 IT(u-IT)를 치안 서비스 및 장비에 접목하는 ‘u폴리스 미래전략 로드맵을 수립하고 본격 추진 중이다. 치안서비스 현대화를 위해 유비쿼터스 기술을 적용키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관리관이 이끄는 정보통신관리관실은 경찰청의 중추신경과 같다. 조직내 정보통신망을 유기적으로 연결, 기능상호간 원활한 정보교류를 책임진다. 또 전국의 각종 치안상황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정보통신 종합지원 체계를 마련하는 게 주업무다.
지난해 2월 이곳에 부임한 박 관리관은 재래식 장비와 인력 중심으로 운용되는 현 치안서비스의 환경혁신 필요성을 절감했다.
“이대론 급변하는 사회변화를 따라갈 수 없다고 판단해 u-IT가 접목된 u폴리스 전략 수립에 들어갔습니다. 지난해 8월 정보화 감각이 뛰어난 인력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u폴리스 미래전략’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걸림돌도 있었다. 불비한 정보화 예산여건이 그 발목을 잡았다. 경찰청의 한해 정보화예산 900억원 수준. 하지만 이의 대부분은 공공요금, 유지비 등 고정비용으로 지출할 수밖에 없는 경직성 경비다. 이중 연간 40억∼50억원 가량이 비경직성 비용으로 분류되지만 이마저도 시설비, 자산취득비 등으로 빠져나가 의욕적으로 치안서비스 과학화에 투입할 수 있는 예산은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도 없었다.
그는 정보화 추진예산이 넉넉한 타 부처와 협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지금의 ‘u폴리스 미래전략’을 창출했다. 센서기술을 이용해 어린이 보호구역내 안전성을 보장하는 ‘u스쿨존 시범사업’, PDA 하나로 경찰의 현장업무를 지원하는 ‘u사회안전 통합시스템 개발’, 경비업무 경찰인력을 현장으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청사 무인경비시스템’, 통신 및 영상시스템을 결합한 ‘경찰 통합유선망 구축’ 등 다양한 추진계획이 포함됐다.
치안서비스의 혁신을 가져올 전략계획은 ‘IPv6 기반 치안서비스 고도화’와 ‘경찰 BcN 인프라 구축’이다. 이들이 완성되면 3G 휴대폰을 이용한 전국민의 동영상 신고체계가 이뤄지고, 경찰은 현장에서 자신의 PDA를 통해 신고를 접수, 신속하게 사건·사고처리를 할 수 있게 된다.
“2012년 전·의경제 폐지로 4만7000명 가량의 경찰인력이 감소되기 때문에 이를 보완할 치안서비스의 과학화는 이젠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습니다. 인력·재래장비 중심에서 기술·첨단장비 중심의 작고 효율적인 치안구조로 개편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최정훈기자@전자신문, jh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