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MRO e마켓플레이스, 그룹사 의존도 낮춰야

 기업 소모성자재(MRO) e마켓플레이스 업체가 세계화 전략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국내 기업의 글로벌 전략이 한층 탄력을 받으면서 MRO 마켓플레이스 업체도 내수 시장 위주에서 탈피해 세계 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는 것이다.

 MRO e마켓플레이스 업체 가운데 가장 먼저 해외법인을 설립한 서브원이 중국 난징 법인을 강화하고 지소를 늘리기로 했으며, 아이마켓코리아도 다음달 회사 설립 후 처음으로 태국에 현지법인을 세울 계획이라고 한다. 아이마켓은 태국 법인이 정착하는 대로 태국 외의 동남아 지역으로 해외 거점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엔투비 역시 최대 고객사인 포스코의 인도 공장 완공에 발맞춰 현지 법인 설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MRO e마켓플레이스 업체의 이런 움직임은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질수록 더욱 활기를 띨 것이 분명하다.

 MRO e마켓플레이스업체가 세계화 전략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은 국내 기업의 글로벌화 추세에 비춰볼 때 긍정적인 측면이 많은 게 사실이다. 우선 해외 영업력이 취약한 국내 소모성 자재공급업체에 세계 시장 진출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한 현상이다. 해외 영업망이 미비하고 해외시장 정보에도 어두운 국내 소모성자재 공급업체에 e마켓플레이스는 분명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다. MRO e마켓플레이스 업체가 수출의 가교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는 이유다.

 더구나 MRO e마켓플레이스 업체는 그룹사라는 든든한 후원자를 갖고 있다. 내수 시장에서도 그룹사 물량을 중심으로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던 MRO e마켓플레이스업체가 그룹 계열사의 해외 법인 또는 생산 기지의 증설 수요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다면 승산은 충분히 있다. 우리나라보다 구매 조달 관행이 낙후돼 있는 국가를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해 간다면 국내 기업은 물론이고 외국 기업의 구매 조달 대행, 제3자 무역까지 확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장기적으로 e종합상사의 가능성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MRO 업체의 세계화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그룹사 물량이 해외 진출 초창기에 많은 도움을 주겠지만 여기에 전적으로 의존해서는 해외 진출 의미가 크지 않다. 그동안 MRO 업체가 짧은 기업 이력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성장세를 보였지만 그룹사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았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MRO e마켓플레이스 업체가 그룹사 물량의 구매 조달에서 탈피해 제3자 무역까지 확장할 수 있는 명실상부한 e종합상사로 커 나가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그룹사 의존도를 낮추고 그룹 외 제3자 시장을 확대하는 게 시급하다. 이는 MRO업체가 진정한 e마켓플레이스로 크기 위한 성장통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우선 국내 구매조달 대행 시장부터 그룹사 의존도를 점차 낮춰 계열 기업이 아닌 일반 기업에까지 MRO의 외연을 넓히는 게 필요하다. 그래야만 일반 기업의 해외 시장 구매 조달물량까지 자연스럽게 흡수, 바람직한 세계화 전략의 구도를 만들어 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