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이 시대의 가장 평범한 직장인 김대박 과장(40)의 휴가날이 다가왔다. 여행계획은 이미 한 달 전부터 짜놓았고 다행히 당분간 장맛비도 없다고 한다. 아뿔싸, 그런데 이게 왠 마른 하늘에 날벼락인가. ‘서머랠리’를 굳게 믿었던 주식시장이 코스피지수 2000 돌파를 기점으로 폭락세로 변심한 것이다. 휴가를 앞둔 김과장의 미소가 쓴웃음으로 바뀌었다.
◇매도 보다는 매수=그렇다고 휴가를 취소하고 증시만 바라보고 있을 수는 없는 법. 김과장은 휴가를 떠나기 전에 주식을 팔아야 하는 것인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김과장에게 ‘비관론’보다는 ‘낙관론’을 전해줬다.
굿모닝신한증권의 김중현 연구원은 “기술적 조정이 상당 부분 진행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오히려 이번 조정을 통한 가격 부담 해소가 적절한 매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우리·대우증권 등도 비슷한 의견을 내놓았다. 대우증권은 한발 더 나아가 내년 상반기 중 2500 돌파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부담 적은 주식에 관심을=조정장을 역이용해 저가매수 기회로 활용하라는 얘기인데, 김과장이 보기에 딱히 살만한 종목을 찾기도 어려웠다. 하나대투증권은 수급적인 측면과 이익모멘텀을 동시에 고려했을때 IT업종이 매력적이라고 추천했다. 그간 급등장에서 상대적으로 덜 올랐고 이익 개선 추세가 뚜렷하다는 배경에서다.
우리투자증권은 IT업종을 비롯해 경기관련소비재, 헬스케어, 금융업종에 대해 비중 확대 의견을 제시했고 대우증권도 IT, 경기관련소비재, 금융업종의 비중을 높일 것을 권했다.
◇남아있는 변동성=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해 본 김과장. 중장기적인 상승추세는 훼손되지 않았다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지만 단기 조정시 나타나는 증시의 굴곡은 여전히 불안요인이었다.
프루덴셜투자증권의 이영원 연구원은 “8월 주식시장은 7월에 버금가는 급등락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변동성 문제를 지적했다.
나름 ‘장기 투자’ 원칙을 지키는 김과장이지만 지난 27일처럼 코스피지수가 하루 사이 100p 가까이 빠지기라도 하면 어떻게하나 하는 불안감이 가시지 않는다. 결국 김과장은 최근 가입한 휴대폰 주식매매서비스를 다시 확인한 뒤에야 휴가길에 오른다. “제발, 지난 27일 같은 ‘검은 금요일’은 벌어지지 말아야 할텐데......”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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