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돼 있던 차량 안에서 내비게이션 배터리 폭발사고가 국내 처음으로 발생, 소비자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그동안 여름철 고온으로 인한 내비게이션 오작동 문제는 여러 번 제기됐지만, 배터리 폭발이 발생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6일 경남 창원에서 국내 C사의 내비게이션 배터리가 차량 내부에서 폭발했다. 폭발로 인해 내비게이션 뒷면이 녹아내리고, 파편이 차량 안에 흩어졌으나 당시 차량에 사람이 타고 있지 않아 인명피해는 없었다.
폭발한 모델은 착탈식 리튬폴리머 배터리를 사용하는 제품으로 정확한 폭발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고온으로 인한 사고로 추정된다. 사고발생 지역은 지난 25일부터 폭염주의보가 발령되는 등 낮 최고기온이 35도를 넘나들어 한낮 햇볕에 주차된 차량 내부온도는 80도가 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C사 관계자는 “폭발을 일으킨 제품은 10만대 이상 판매된 제품으로 폭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아직 정확한 원인은 파악 중이며 현장으로 직원을 보내 고객에게 사과하고 후속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배터리를 내장한 다른 회사의 제품도 고온에 노출되면 오작동이나 폭발 가능성이 있다는 데 있다. 특히 배터리 내장형 제품이 늘고 있고, 차량용 내비게이션 전용모델이 아닌 PMP·PDA 등 컨버전스형 제품 사용자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 내비게이션 전용 모델은 영하 20도에서 영상 70도 사이에서 제품 내구성을 테스트하는 반면에 컨버전스형 제품은 영상 5∼45도 사이에서 테스트한다.
여름철 내비게이션 관리 요령에 대해 전문가들은 △가급적 차량 내부에 두지 말고 △그늘진 곳에 주차하거나 창문을 조금 열어 환기가 될 수 있도록 하며 △내비게이션에 흰 천을 덮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권건호기자@전자신문, wingh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