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을 발굴하지 못하면 거품으로 인한 출혈경쟁이 불가피하다.”
KT를 비롯한 통신사업자들과 삼성SDS, LG CNS 등 IT서비스 업체들의 대규모 데이터센터 증설을 두고 거품 논란도 한창이다.
대용량 회선을 바탕으로 호스팅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통신계열 IDC들은 향후 5년 간의 수요를 예측할 때 데이터센터 증설이 꼭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IT서비스 업체들이 자체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대외 사업에 활발하게 나설 경우 통신사업자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해 출혈경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 통신사업자들 “거품은 아니지만...”=통신계열 IDC 업체들은 작년부터 UCC를 비롯한 웹2.0 열풍으로 상면 부족에 직면했다. 또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시스템 공간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대부분의 업체들이 센터를 증설 중이거나 계획하고 있다.
KT IDC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박경석 KT 상무는 “현재 짓고 있는 목동 센터의 경우, 확보되는 상면보다 수요가 더 많다”면서 “NHN 등 대형 포털을 비롯한 닷컴 기업에 특화되어 있는 고객군도 IT서비스 업체들의 아웃소싱과 사업이 겹치지 않는다”며 거품 논란을 경계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KT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유틸리티 컴퓨팅 사업이 IT서비스 업체들과의 경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박 상무는 “IT아웃소싱(ITO) 사업을 펼치는 IT서비스 업체들과 일부 사업영역이 충돌할 수 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IT서비스 업계 “IDC와 적극 경쟁”=삼성SDS는 수원에 짓고 있는 자체 데이터센터를 유틸리티 컴퓨팅 기반의 아웃소싱 기지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S 관계자는 “유틸리티 컴퓨팅은 저렴한 가격과 안정적인 서비스를 통해 대외 고객을 확대할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이라며 “전자와 생명 등 삼성그룹 관계사 외에 외부 고객을 적극 유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LG CNS도 3월에 완공된 상암IT센터를 그룹의 주력 데이터센터 외에 아웃소싱 사업 확대를 위한 전진기지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이처럼 IT서비스의 업체들의 대외 사업 확대는 결국 통신계열 IDC 업체들과의 경쟁 격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시장조사업체 관계자는 “통신계열 IDC들의 유틸리티 컴퓨팅 사업은 필연적으로 IT서비스 업체들의 사업모델과 겹칠 수 밖에 없다”며 “추가로 확보된 대규모 상면을 놀릴 수 없다는 측면에서도 출혈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대안은 신사업 개발=전문가들은 통신 및 IT서비스 업체들이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신사업을 개발하는 것만이 출혈경쟁을 막을 수 있는 대안이라고 지적했다.
연 4000억원 규모의 호스팅과 3500억원에 달하는 오픈 ITO(그룹 관계사 수요 제외) 시장규모에 버금가는 새로운 파이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IDC 업체들은 인터넷 서비스 가입 고객을 기반으로 한 신사업 발굴에 골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IT서비스 업체들도 데이터센터를 아웃소싱 사업 외에 RFID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전진기지로 활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를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마냥 기다릴 수는 있는 CEO는 없을 것”이라며 “다양한 신사업 창출로 활용성을 극대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IDC 업체들과 IT서비스 업체들의 고민도 함께 깊어지고 있다.
양종석기자@전자신문, jsy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