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글로벌 표준 ERP 10월 완성

 LG전자가 전세계 사업장에 표준화된 IT인프라를 구축하고 운영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 2005년부터 야심차게 추진해 온 ‘글로벌 표준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이 연말께 모습을 드러낸다.

 LG전자(대표 남용)은 그동안 야심차게 추진해온 ‘싱글 인스턴스 환경’ 글로벌 표준 ERP 시스템을 오는 10월께 국내 전 사업장에서 1차 오픈하고 내년 1월부터는 전 세계 70여 법인으로 확산하는 2차 사업에 나설 계획이라고 31일 밝혔다.

 4000억원 가량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되는 이 프로젝트는 오는 2009년 무렵 미주·유럽·아시아·CIS·중동 등 전세계 법인 및 영업장으로 확산될 예정이다.

 지금까지 국내 제조 대기업 중 싱글 인스턴스 환경으로 글로벌 ERP 인프라를 전환키로 한 업체는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오라클의 전세계 제조 분야 고객사 중 가장 큰 규모의 ERP 싱글 인스턴스 프로젝트여서 국내·외 오라클 ERP 고객사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1차로 오픈되는 시스템에는 오라클 ERP 솔루션을 기본으로 IBM의 ‘P595’ 서버 6대가 들어가며 스토리지는 EMC가 공급하게 된다.

 LG전자 업무혁신팀 김태극 상무는 “‘단일 애플리케이션·단일 데이터베이스(DB)’를 의미하는 ‘싱글 인스턴스’ 환경을 통해 지금까지 각각 본부별로 다르게 운영돼 온 업무 프로세스가 하나로 표준화됐다”면서 “영업·생산·회계·인사·서비스 등 경영 전반의 업무를 한번에 처리할 수 있게 돼 IT 중복 투자와 유지 보수에 들어가는 비용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

◆뉴스의 눈

 이번 LG전자의 싱글 인스턴스 ERP는 지금까지 국내외 기업들이 구축한 ERP와는 분명 차별화된다.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으로 전체 업무를 처리한다는 점에서 통합 ERP의 정점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현재 글로벌 통합 ERP를 구축 중인 현대자동차·삼성전자·삼성SDI 등 국내 대형 제조사들에게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 보인다.

 지난 90년대 말부터 세계 글로벌 기업들이 잇따라 도입한 ERP 시스템은 생산·구매·영업 등 기업 전 부문에 걸친 각종 경영 자원을 하나의 체계 안에서 인터넷을 기반으로 통합적으로 재구축해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시스템이었다. 그러나 대부분 사업장이나 사업 부문별로 다른 버전의 ERP 시스템을 도입, 운용하고 있다.

 LG전자는 여기에 착안,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으로 전체 업무를 처리하는 게 가능할 정도로 관련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기술이 발전했다고 보고 싱글 인스턴스 ERP를 주목했다.

 특히 LG의 사례는 지금까지 개별적으로 구축된 프로세스를 글로벌 차원에서 표준화·단순화·시스템화한다는 의미가 크다. LG는 국내외에 산재된 생산거점의 통합생산 및 관리를 포괄하는 통합적인 의미의 ERP 시스템 구축을 통해 진정한 글로벌 기업 위상을 제고한다는 구상이다.

 우선, 내년 초부터 유럽과 아시아 지역 ERP 시스템도 국내 인스턴스로 통합하는 ‘롤-인’ 작업을 추진하면서 단계별 인스턴스 축소 작업을 거칠 예정인데 궁극적으로는 2009년까지 완벽한 싱글 인스턴스 환경으로 진화한다는 게 목표다. 이제 기업들은 단순한 전사적 자원관리(ERP) 시스템 구축이 아니라 그 구현에 있어 고민하는 시기를 맞이했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