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가 좋아요] 중소기업진흥공단 음악사랑동호회 ‘나비야’

[동아리가 좋아요] 중소기업진흥공단 음악사랑동호회 ‘나비야’

 여의도에 위치한 중소기업진흥공단 본사 사옥 지하 주차장 입구에는 특별한 공간이 하나 있다. 문에는 나비 한 마리가 붙어있고 문을 열고 들어가면 드럼, 기타, 신디사이저, 엠프 등이 비치돼 있다. 이곳이 중소기업진흥공단 음악사랑동호회 ‘나비야’가 직장인 밴드로 연습을 하는 공간이다.

 초창기 음악사랑동호회를 줄여 ‘음사동’이라고 불리던 모임은 사내 동호회 활동의 일환으로, 연습공간 및 음향 장비 등 경영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시작했다. 그러나 어느덧 초창기 멤버들은 바쁜 업무와 지방발령 등의 악재 속에 하나 둘 흩어져 가고, 동호회실은 낡아 녹슬어 가는 악기들과 함께 아무도 찾지 않는 버려진 장소로 전락해 버리고 만다.

 그러던 중 2004년, 음악에 대한 열정을 남몰래 품고 있던 이들이 다시 뭉쳤다. 신춘문예로 등단한 소설가이자 작곡가 겸 재즈피아니스트인 김진우 팀장을 주축으로 통기타 중심의 밴드를 새로 구성한 것이다. 연주 실력이 아직은 초보수준이니 ‘나비야∼ 나비야∼’ 부터 시작하자는 의미로 ‘나비야’라는 애칭을 붙이고 사내에서 조촐하게 개최한 ‘한밤의 작은 음악회’로 본격적인 활동을 재개했다.

 2006년, ‘나비야’는 다시 한번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되는데, 4옥타브의 고음을 소화하는 출중한 보컬리스트 박형준 대리가 본사발령을 받은 것. 여기에 6년 경력의 드러머 김윤승 대리, 베이시스트 정보은씨, 키보디스트 문혜경씨, 기타리스트 이원균 대리, 김현정 대리 등 젊은 피를 수혈하고 동호회실의 악기를 정비해 정통 밴드체제를 갖추었다. ‘나비야’는 지난해 겨울 서울 교육문화회관에서 가진 서울 이업종교류회 프라자 공연을 시작으로, 노동조합 창립기념식 공연, 중소기업연수원 체육대회 등에서 성공적인 연주회를 갖는 등 대내외적으로 많은 음악활동 기회를 찾고 있다.

 드러머인 김윤승 대리는 “‘나비야’가 ‘납이야’ 혹은 ‘납덩어리’로 왜곡되는 주위의 질투어린 시선도 받지만 꿋꿋이 개인적으로 레슨을 받아 내공을 쌓고, 매주 1∼2회 퇴근 후 연습을 통해 기량을 다지고 있다”며 “‘소리쳐’ 같은 발라드 가요에서부터 ‘just the two of us’ 등 재즈까지 연습을 하고 있는 수준”이라며 웃었다.

 본업이 아니기에 시간을 쪼개어 투자해야 하는 직장인 밴드의 한계를 넘어 단기적으로는 정기적인 콘서트 개최와, 장기적으로는 평범한 직장인의 세상사는 이야기가 담긴 음반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이들에게 미리 싸인이라도 받아두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다.

  김승규기자@전자신문, se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