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산업협회(회장 이상완)가 업계 공동발전의 최대 걸림돌로 지적돼온 수직계열화 관행 타파를 위한 실태조사에 본격 착수했다.
협회는 이를 통해 이르면 다음달 장비·부품 교차구매 활성화 등의 내용을 담은 대책을 수립할 방침이다.
문선목 협회 상근이사는 2일 “수직계열화 관행 타파를 위해 회원사 190여 개를 대상으로 설문조사에 들어갔다”며 “이달중 실태조사를 끝내고 다음달부터 실천방안을 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실태조사는 패널업체와 장비·부품협력사들의 공동개발 현황, 공동 개발 프로젝트(JDP·Joint Development Project) 판매제한 조항 등에 집중될 예정이다. 특히 JDP 판매제한 조항은 대·중소기업이 공동 개발한 장비·재료·부품을 통상 3년간 다른 대기업에 판매 금지하는 것으로 수직계열화 관행을 고착화한 주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250여 개의 디스플레이 장비·부품·소재 업체들이 활약중이지만, 20여 개 업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JDP 판매 조항에 묶여 삼성과 LG 계열 한쪽에만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협회는 JDP현황 등 구체적인 사례가 파악되면 이를 토대로 패널업체와 협력사들이 참여하는 상생협력위원회를 중심으로 JDP 판매제한 조항 철폐 등의 대책을 수립할 방침이다.
특히 이번 실태조사는 이상완 회장을 비롯해 권영수 수석 부회장 등 협회 임원들이 직접 독려할 정도로 열의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대책 도출 과정도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 등 LCD업체는 올해 말과 내년 초 대규모 설비투자를 준비중이어서 수직계열화 타파 조치로 연내 장비·부품 등의 교차 구매가 성사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 이사는 “삼성과 LG계열로 공급망이 양분되면서 패널업체는 원가경쟁력 확보에 애로를 겪는 한편 중소기업은 시장확대에 차질을 빚어온 만큼 수직계열화 타파는 진정한 상생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다만 공정거래 위반이나 글로벌 거래관행 등 각종 문제점도 다각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