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가 빛나고 있다.
업체마다 IT제품 겉면에 고급스런 색깔을 입히거나 스와브로스키와 같은 보석을 장식하는 등 ‘빛나는 제품’을 앞다퉈 시장에 내놓고 있다. 메이커가 부추기는 ‘복고 마케팅’이 아니라 ‘높아진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추려는 노력’이다. 특히 보석 입은 디지털 휴대기기들은 자신의 개성을 표출하고자 하는 골드미스(경제력이 있는 30대 싱글 여성)로 부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5일 옥션에 따르면 최근 IT제품에 대한 여성 구매가 늘면서 보석이 박힌 노트북이나 화려함을 강조한 IT 액세서리 제품의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일례로 큐빅이 박힌 블루투스 헤드세트가 온라인 오픈마켓 내에서 판매 이틀 만에 품절을 기록하기도 했다.
◇보석박힌 IT제품= 보석을 집적 장식하거나 메탈소재의 차가운 반짝거림을 넘어 부드럽고 깊이 있는 반짝임을 표현하는 IT제품도 있다. 부방테크론이 내 놓은 ‘블랙&실버 나인 클래드 II’ 전기압력밥솥은 밥솥의 뚜껑 손잡이에 스와로브스키 보석으로 장식한 ‘큐빅 데코’를 적용해 주방 디자인을 한층 고급스럽게 만들었다. 아이리버 MP3P ‘N12’도 스와로브스키의 크리스털을 제품에 직접 새겨 넣었다.
삼성전자의 ‘울트라에디션Ⅱ’은 사파이어, 진주, 가넷 등 일곱 가지 보석의 색상과 이미지를 덧입혔고 휴대폰 표면에 있는 나사자국과 작은 홈들을 전부 없애 군더더기 없는 깨끗함을 강조했다. 보르도TV도 ‘크리스털 블랙패널’을 탑재해 TV를 끄고 보았을 때 크리스털 느낌이 더욱 강하게 나타난다.
◇유광컬러 ‘바람’=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해 아예 표면에 반짝거리는 색으로 장식을 얹은 노트북PC 제품가 등장했다. 8월의 탄생석인 오닉스 빛깔을 케이스에 채용한 도시바코리아의 ‘새틀라이트 A200 오닉스 블루’와 잎사귀에서 떨어지는 이슬방울을 크리스털 보석으로 표현한 LG전자의 ‘엑스노트 S1’가 그 예다. 이들 제품은 케이스를 만졌을 때 마치 부드러운 피아노의 겉면을 만지는 듯한 느낌이 난다.
김규진 도시바코리아 부장은 “딱딱한 IT 제품에 여성적인 감성과 고급스럽고 화려한 보석 디자인이 잇따라 채택돼 골드미스 등 여성들의 수요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광택 에나멜은 루이뷔통 등 명품 브랜드 가방과 구두 등의 소재로 사용되며 고급스런 이미지로 인기가 높다. LG전자는 ‘피아노 블랙’으로 불리는 유광 블랙컬러 채택 제품을 늘려가고 있다. 이미 전세계에서 1000만대 이상 판매된 ‘초콜릿폰’이 대표적인 유광 채택 제품. 최근엔 홈시어터·MP3플레이어·노트북 등에도 유광 블랙 컬러를 적용하고 있다. ‘룸씨어터 J10HD’를 비롯한 홈시어터 제품군은 유광 블랙 컬러와 함께 터치패드 방식을 적용해 인테리어 소품으로 손색없는 고품격 디자인을 자랑한다.
레인콤의 MP3P ‘클릭스’도 유광 블랙컬러를 적용했으며 삼보컴퓨터의 ‘에버라텍 8100’은 전면에 무늬를 새겨 넣는 최신 유광 코팅 IMR기법을 적용해 입체감을 살렸다.
허병무 LG전자 디자인연구소 모바일 그룹장은 “지난해에는 실버계통의 디자인이 시장의 흐름이었다면 올해는 겉면에 무늬를 새기거나 유광 컬러를 적용한 하이그로시 패턴이 시장의 주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석·권건호기자@전자신문, d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