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기흥공장 지난달에도 정전됐다"

3일 삼성전자 기흥공장 K2라인에 사상 초유의 정전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기흥 공장의 K1라인에서도 지난달 정전이 발생해 라인 생산이 3-4시간 정도 중단됐던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날 "정확한 시점은 기억나지 않지만 지난달 어느 날 오전 11시부터 30분 가량 정전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생산이 3-4시간 중단됐었다"고 말했다.

K1라인은 주로 비메모리와 D램 생산 라인이 모여 있다.

업계에 따르면 대규모 생산 라인이 돌아가는 기흥 공장에서 1년에 한 두 번씩은 정전 사고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외적으로 정전으로 인한 라인 가동이 알려진 것은 이날 K2라인 가동 중단이 처음이다.

그러나 6개 라인이 한꺼번에 동작을 멈춘 이날 정전 사고가 발생하기 얼마 전에 비슷한 정전 사고가 있었다는 점에서 기흥 공장의 배전소 설비나 한전의 전력 공급 과정에 큰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반도체 제조 공장은 초정밀 공정의 특성상 지진이나 정전 등 외부 환경 변화에 보호할 수 있도록 최신 기술이 집대성된 곳이다.

그러나 이날 초유의 정전 사태로 낸드 플래시 생산 라인 등 6개 라인의 가동이 중단된 것은 업계에서도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다.

보통 반도체 생산 공장은 정전이 발생해도 라인을 가동할 수 있도록 예비 전력을 준비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가동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력을 공급하는 한전과 삼성전자 사이에 정전의 원인을 둔 책임 공방도 예상된다.

한전 측은 "기흥 공장의 전력은 화성 신수원 변전소에서 공급하고 있는데, 신수원 변전소에서 기흥 공장까지 연결되는 송전선로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한전이 순간전압을 급히 낮추는 바람에 배전반에 무리가 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bana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