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신임 김춘석 한국전자거래진흥원장

김춘석 전자거래진흥원장
김춘석 전자거래진흥원장

 “e비즈니스와 산업 디지털화 사업이 확대된다고 하는데 예산은 매년 줄어들다니…. 정말 납득이 안 됐습니다.”

 엊그제 국무조정실 용산민족역사공원건립추진단 부단장에서 한국전자거래진흥원장으로 옷을 갈아입은 김춘석 신임 원장(57)은 최근 몇 년간 진흥원에서 집행한 사업예산 추이를 받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김 원장은 예산청과 재정경제원, 기획예산처 등에서 예산 업무만 10년을 넘게 한 예산 전문가답게 기자를 만나자 “진흥원에 와보니 작년과 올해 예산이 십수억씩 줄어들었고 내년에도 줄어드는 것으로 돼 있었다”며 “매년 올라가도 시원찮은데 이렇게 사업예산이 줄어들면 기관 위상에 문제가 생긴다”고 우려했다.

 그는 “조금 늦게 취임했는데 더 늦게 왔으면 진짜 큰일날 뻔했다(이미 내년도 정부 예산작업이 상당부분 진행되고 있기 때문)”며 “당장은 산자부와 기획예산처를 열심히 드나들어 예산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는데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보조기관은 정부가 사업비 때문에 예산을 주는데 사업이 없으면 예산과 사람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 늘 대체사업을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전자거래진흥원의 사업들이 너무 백화점식으로 다기화돼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김 원장은 “전자거래 활성화는 이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만큼 기존 사업을 전면 재진단해 핵심 사업은 강화하되 성과가 부진한 사업은 폐지하거나 방향을 전환할 것”이라며 구조조정 의지를 밝혀 관심을 모았다. 대내외 경영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자체 수익사업을 발굴하는 계획도 밝혔다. 수익채널 다각화에 대한 방안으로는 외부 사업 수주는 물론, 유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등과 연계해 각종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중앙부처 보조기관으로서의 한계성을 극복하기 방안도 냈다. 진흥원이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하기 위해 내년으로 예정된 ‘산업디지털촉진법(가칭)’ 제정에 맞춰 출연기관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것.

 김춘석 원장은 국무조정실 주한미군대책기획단장 시절 주민 이주 문제를 대화와 타협으로 합의를 이끌었던 일이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얻은 보람중의 하나라고 했다. 당시에는 백발의 완숙함으로 일처리에 임했다면 이제는 젊음과 패기로 임하겠다는 각오로 30여년간의 공무원 생활을 정리하자마자 염색을 한 김 원장.

 의지와 열정으로 생기를 불어 넣어 한국전자거래진흥원을 국가 산업 전반의 디지털화를 총괄 리드하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그의 각오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주문정기자@전자신문, mjjoo@ 사진=윤성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