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 컴퓨팅 업체인 한국IBM과 한국HP가 국내 소프트웨어(SW) 시장에서 정면으로 격돌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HP가 최근 본사 차원에서 인수한 SW업체들의 솔루션을 대거 확보해 SW시장의 강자로 급부상하면서 공교롭게도 한국HP와 포트폴리오가 가장 비슷한 한국IBM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한국IBM의 SW사업이 글로벌 시장에 비해 국내에서 유독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도 후발주자인 한국HP에 유리하게 작용, 양사간의 경쟁이 서버 시장만큼이나 과열되고 있다.
한국HP와 한국IBM이 가장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분야는 IT서비스관리(ITSM) 분야다.
한국IBM은 티볼리를 근간으로 고객기반을 넓혀가는 반면, 한국HP는 지난해 본사 차원에서 인수한 머큐리인터액티브의 솔루션으로 밀어부치는 양상이다. 두 회사 모두 기업 IT관리 시장에 역점을 두고 있는 만큼 이의 근간이 되는 ITSM을 둘러싼 경쟁에는 한치의 양보가 없다.
지동욱 한국HP 부장은 “HP는 기업 IT관리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본사 차원의 SW 전략을 마련하고 접근하고 있다”며 “한국IBM의 SW 전략과 엇비슷한 점이 많아 시장에서 많이 맞닥뜨린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전반적으로 한국IBM이 한국HP에 비해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ITSM과 애플리케이션품질관리툴 등에서는 한국HP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2년 전만 해도 HP는 ITSM 제품군으로는 ‘오픈 뷰’ 정도로 빈약했으나, 머큐리인터액티브 제품군을 통합하면서 IT거버넌스 영역까지 방대한 라인업을 확보했다.
한국HP는 최근 본사에서 인수한 IT자동화솔루션 업체 옵스웨어의 솔루션 가세로 한국IBM과 대등한 수준에서 경쟁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IBM은 이에 대해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등 제품군과 고객측면에서 한국HP가 아직은 경쟁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으로 의연함을 보이고 있다.
한국IBM 관계자는 “일부 아이템에서 한국HP가 한국IBM을 위협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업 IT관리를 둘러싼 포트폴리오 구성상 한국HP는 아직 적수가 되지 못한다”고 일축했다.
이에 따라 국내 SW 선도업체인 한국IBM과 강력한 후발주자로 부상한 한국HP의 자존심을 건 SW시장 쟁탈전이 새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