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미디어의 대표주자 블로거들이 집단화하거나 정치 세력화되고 있다.
7일 AP통신에 보도에 따르면, 일부 블로거가 노동조합을 결성하기 위한 적극적인 준비 작업에 돌입했다.1980년대 프리랜서 작가의 노동기구 결성을 연상시키는 블로거의 집단 움직임은 주로 △건강보험 할인 △기자 자격증(프레스 등록) 취득 △블로그 광고 게재 등 각종 표준을 만드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블로그 노동조합 결성에 참여 중인 수지 매드락(‘교외 게릴라’ 블로그 운영)은 “블로거 노동조합이 결성되면, 웹 기반으로 글을 쓰는 사람들의 전문성을 향상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각종 정치 캠페인에서 블로거의 역할을 보여줄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노동조합 형태에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특정 블로거를 중심으로 한 독립기구를 만들자는 의견과 블로거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 기구나 이미 설립된 노동조합의 산하 기구로 가자는 의견도 많다.
블로거의 세력화 움직임은 정치 분야에서 더욱 뚜렷이 나타난다. 로이터통신은 힐러리 클린턴 등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들은 대통령 당선 후 바로 ‘백악관 블로거’를 지명하겠다고 입 모아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제 후보자가 자신의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것은 물론이고 인터넷을 움직이는 블로거들을 자기 편으로 끌어당기기 위한 적극적인 공세에 나섰다는 것.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힐러리 클린턴 의원은 “모든 블로거가 내게 우호적인 것은 아니지만 보수 우익에 맞서 대안을 제시하고 진보적인 움직임을 이끌어가는 데 감사한다”고 밝혔다. 배럭 오바마 캠프에서 활동 중인 로버트 깁스 자문위원은 “인터넷은 정치 후원 자금을 모으는 단순한 수단이 아니라 모든 것”이라면서 “인터넷을 활용하지 않고는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블로거의 이 같은 움직임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도 적지 않다. ‘블로거 보호위원회’라는 조직을 만든 커트 홉킨스는 “블로깅은 일종의 무정부주의를 지향한다”면서 “다양한 블로거를 한데 뭉칠 수 있는 조직은 없고 거대 세력화하는 것은 반드시 실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벌써 일부 블로거는 ‘전미작가조합’에 가입하기 시작했다. 작가조합도 블로거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또 민주당 대선 후보들 중 단 한 명만 제외하고 유명 정치 블로거(‘데일리 코스’ ‘블로거파워’)들이 이달 시카고에서 주최하는 집회 ‘이얼리코스 블로거스’에 참여할 예정이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