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국책개발 사업으로는 유례가 없는 대규모 장비 개발 사업인 ‘나노반도체장비 원천기술상용화사업’이 9월 시작된다.
이 사업은 아직 전 세계적으로 상용화 단계에 도달하지 않은 40나노대 이하 최첨단 미세공정 장비를 국내 수요기업과 장비업계가 공동 기획해 개발하는 것으로, 국내 장비산업은 물론이고 반도체업계의 경쟁력을 높이고 글로벌화를 한층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 나노공정 장비는 해외 선진 장비업체들이 주도하고 국내 장비업계는 상용화된 장비를 국산화하는 수준에 머물러 왔다.
7일 정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향후 5년간 총 사업비 2500억원(정부 70%·민간 30%) 규모가 투입되는 나노반도체장비 원천기술상용화사업이 이르면 9월부터 정부·대기업·중소기업 공동 프로젝트로 진행된다.
정부와 업계는 이 사업을 통해 수요업체가 바로 양산에 적용할 수 있는 차세대 45∼22나노급 상용 장비를 개발하는 동시에 원천기술까지 발굴·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나노반도체장비 원천기술상용화사업은 이례적으로 삼성전자·하이닉스반도체·동부하이텍 등 국내 주요 반도체업체와 장비업계가 모두 참여해 1년 이상의 준비기간을 거쳐 공동 기획했다.
예산규모나 사업내용으로 볼 때 이번 프로젝트는 경기침체로 미래 연구개발(R&D) 투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도체장비업계가 기술 개발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어서, 관련 장비업계의 관심도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장비업계 한 CEO는 “국내 장비업계도 이제는 단순한 해외장비의 국산 대체를 넘어 세계시장을 겨냥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최첨단 장비를 먼저 개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번 나노반도체장비 원천기술상용화사업은 대·중소기업이 협력해 이같은 글로벌형 장비를 확보하자는 취지여서 과제 획득을 위한 국내 중견 장비업계 간 경쟁도 치열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관은 1차연도인 올해에는 예산을 180억원(정부 120억원·민간 60억원)으로 책정했으며, 2차연도부터는 규모를 연평균 500억원으로 대폭 늘려 2011년까지 총 2500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산자부 관계자는 “조만간 1차연도 사업신청 접수 및 평가를 거쳐, 9월 식각·증착·검사 등 국산화가 시급하거나 세계를 주도할 수 있는 품목 10개 안팎을 선정할 예정”이라며 “올해 예산 확보와 기획 작업은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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