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방식의 통신기술을 소프트웨어 개념으로 통합, 호환성을 확보하는 전문기술을 연구하는 대학 내 연구소가 있다.
한양대학교 HY-SDR연구센터(센터장 최승원 전자전기컴퓨터공학부 교수)는 정통부가 지정하는 대학IT연구센터(ITRC)로 지난 2002년 만들어진, 정보통신 분야의 응용·결합·표준화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곳이다.
SDR(Software Defined Radio)란 와이브로·WCDMA·GSM·무선 랜 등 다양한 통신 표준을 소프트웨어적으로 처리해 하나의 하드웨어 플랫폼에서 구현이 가능하게 하는 차세대 무선통신 기술. 예를 들어 WCDMA 단말기로 위성DMB를 시청하면서 현관문을 제어할 수 있도록 하는 융합기술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HY-SDR연구센터는 △이동통신 등의 다양한 표준에 대응하면서 다양한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응용기술 개발 △관련 전문인력 양성을 목표로 한다. 센터에는 한양대·포항공대·경북대·영국 웨일스스완시 대학 등에서 온 13명의 교수와 100여명의 전문 연구인력(대학원생 포함) 등이 참여하고 있다. 삼성전자 통신연구소와 SK텔레콤 중앙연구원을 비롯해 LG전자·한국전자통신연구원·삼성종합기술원·전자부품연구원 등도 공동 연구협약, 기술 및 인력 교류 등을 통해 센터의 연구개발 사업에 직·간접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SDR 분야가 아직 초기 연구개발 단계인 만큼 센터는 일본·미국·유럽 등의 유력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국제 표준화 및 기술교류 확대에도 힘쓰고 있다.
센터는 정통부에서 8억원, 기업체와 학교의 매칭자금 3억원 등 해마다 11억원 정도의 운영비를 집행한다. 학내 5개의 연구실을 사용 중이며 100여종의 첨단 이동통신 실험장비가 구비돼 있다. 신기술을 연구하는 센터인만큼 고가의 첨단 실험장비를 갖추는 것은 필수라는 설명이다.
최승원 센터장은 지난 2005년부터 SDR 국제표준을 관장하는 국제학술기구인 ‘국제 SDR포럼’의 부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최 센터장은 “SDR은 미국과 일본 등에서 우리보다 7, 8년전 먼저 연구를 시작했지만 아직까지 어느나라도 본격적인 상용화 시장을 열지는 못했고 국가별 기술력 차이는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우리나라가 통신 강국인 만큼 SDR에서도 우리나라가 주도권을 쥘 수 있도록 센터가 많은 일을 해나가야 한다는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동안의 연구성과도 적지 않았다. 무선통신 시스템 관련 국내외에 30여건의 특허를 출원했고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논문을 포함한 국내외 논문 80여편을 발표했다. 스마트 안테나의 핵심기술인 디지털 빔 형성모듈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으며 지난해에는 기존 기지국보다 2∼3배 효율이 높은 와이브로용 스마트 안테나 기지국 시스템도 선보였다. 이 시스템은 국제표준으로 제안된 상태다.
최 센터장은 “무선 멀티미디어서비스가 통신시장을 바꾸고 있고 여러 통신기기들을 하나의 하드웨어로 묶는 SDR기술이 차세대 통신기술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 센터는 전문 연구인력을 양성하는 한편, 기술 개발과 상용화 지원을 통해 관련 국가 기술경쟁력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