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살의 청년이 된 ‘아기공룡 둘리’가 제3의 전성기를 준비하고 있다.
인쇄 만화로 출발해 극장용 애니메이션과 캐릭터 무대까지 두루 섭렵한 둘리가 이번엔 TV시리즈 애니메이션으로 또 한번 인기몰이에 나선다.
둘리나라(대표 유미희 www.doolynara.co.kr)는 새 TV 애니메이션 ‘아기공룡 둘리’(SBS프로덕션 공동제작, 투니버스 투자)를 야심차게 만들고 있다.
‘둘리’를 세상에 탄생시킨 김수정 작가가 지휘봉을 잡고 만화 ‘아기공룡 둘리’ 중 원작의 재미가 가장 함축된 에피소드를 골라 제작할 예정이다. 30분짜리 26편으로 만들어지고 있으며 디지털 2D 그래픽 방식을 활용해 원작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게 된다.
총감독을 맡은 김수정 작가는 한국 애니메이션 특유의 재미와 느낌을 살려 미국·일본 애니메이션과 완전히 차별화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그동안 해외 진출을 전략적으로 미뤄온 둘리나라는 지난 3월 MIP TV에 참가해 세계인의 눈을 통해 ‘둘리’의 세계화 성공 가능성을 직접 확인하고 돌아왔다. 이번 TV 애니메이션 제작과 함께 본격적으로 세계 시장 개척에도 나설 계획이다.
유미희 둘리나라 대표는 “TV시리즈 방영과 함께 캐릭터 라이선싱 사업의 활성화에도 크게 기대를 걸고 있다”며 “공연·출판 등 기존의 프로모션 상품 뿐 아니라 새로운 애니메이션을 기념하는 특별 한정 기획상품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토종 국산 캐릭터로 큰형님 노릇을 해왔던 ‘둘리’가 이제는 세계적인 캐릭터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승부를 벌이게 됐다. 둘리나라는 ‘둘리’를 세계 시장에서도 통하는 한국 대표 캐릭터로 키워간다는 방침이다.
한편 ‘둘리’는 지난 1983년 4월 우리나라 최초의 만화잡지 보물섬에 등장하면서 세상에 나왔다. 이후 10년이란 연재 기간동안 발칙한 공룡 둘리는 어린이에게 만화의 즐거움과 기성세대에 대한 반항이라는 대리만족을 안겨줬으며, 그 인기에 힘입어 캐릭터나 라이선싱이라는 개념도 없는 시대에 각종 상품과 광고에 등장하며 인기스타로 자라났다.
지난 1987년에는 13편의 TV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돼 지금까지도 가장 재미있었던 추억의 만화로 인구에 회자되고 있으며 인기 연예인의 단골 패러디 대상이 되고 있다.
김수정 작가가 ‘둘리’를 이용한 본격적인 라이선싱사업을 추진하면서 설립된 둘리나라는 96년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 ‘아기공룡 둘리-얼음별 대모험’을 제작·상영하기도 했다. 얼음별 대모험 상영과 함께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게 된 ‘둘리’는 활발한 캐릭터 라이선싱 사업과 뮤지컬 공연, 사회사업 등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의 캐릭터로 자리를 잡았다.
최근에는 대만민국 캐릭터 최초로 서울시 도봉구에서 명예호적을 발급 받는 등 현존하는 캐릭터 최고의 가치와 명성을 인정받고 있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