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소비자가전 및 PMP·내비게이션 등 디지털 휴대기기의 수요가 증가한 것도 있지만 최근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과 함께 일부 업체가 국내에 공급한 HDD가 기술적 문제로 회수되면서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시장에서는 HDD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가격이 10% 이상 상승하고 있다. 특히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80Gb∼160Gb급 제품은 재고물량이 동이 난 상태다.
올해 국내 시장 총수요는 1300만대 규모로 이 가운데 약 15%인 195만대의 공급이 부족한 형편이다. 신학기와 연말 성수기를 대비해야 하는 업체로서는 재고확보에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달 일본 홋카이도와 니가타 현 일대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부품조달이 지연되면서 더욱 불거졌다. 국내 PC제조업체를 비롯한 가전업체에 월 평균 25만대 이상을 공급하고 있는 히타치GST는 지진여파로 물량 공급을 지속하지 못하고 있다. 월 30만대 이상을 판매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국내 주요 제조사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웨스턴디지털도 마찬가지다.
신동민 히타치GST 지사장은 “일본 본사로부터 제품 선적을 주문하고 있으나 한국지사에 배정된 물량이 한정돼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또 국내시장 점유율 20%대를 차지하고 있는 S사의 HDD가 최근 호환성 문제로 유통물량 전량을 회수하면서 품귀난을 일시적으로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HDD 수급불균형은 시장의 공급가격을 상승시키는 요인으로도 작용해 수요가 많은 80Gb 2.5인치는 8월 이후 10% 이상 상승했다.
신영민 웨스턴디지털 지사장은 “제조업체 등으로부터 3분기 주문이 끝난 상태로 7월 이후 HDD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고 특히 2.5인치가 가장 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새 학기와 겨울성수기가 도래하면 용량에 관계 없이 물량 부족으로 인해 시장 가격이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동석기자@전자신문, d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