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과 열린우리당이 합당을 선언하고 오는 20일까지 통합한다죠. 곧 대통합민주신당 85석, 열린우리당 58석을 합한 143석 규모의 국회 원내 제1 당이 탄생하겠네요. 지난 1월 말 이후로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들이 잇따라 탈당하면서 한나라당(129석)에 원내 제1 당 자리를 내준지 6개월여 만입니다.
그동안 손바닥 뒤집듯 원내 제1 당이 바뀌면서 정부 행정에도 혼선을 빚었습니다. 특히 ‘여당’이 사라지는 바람에 ‘당정 협의’ 자체가 불가능했죠. 행정 업무 기준인 각종 법규를 제·개정하기 위해 협의할 국회 창구가 없었던 겁니다.
그래서 정부는 지난 5월 국무총리훈령 제493호 ‘당정협조업무 운영규정’을 ‘여당이 없는 경우에도 각 부·처·청이나 각 정당의 요구가 있을 때 당정협의회를 운영할 수 있도록’ 바꿨습니다. ‘정당과 정부를 아울러 이르는 말로써 흔히 정당 중에서도 여당과 정부를 이른다’는 표준국어대사전의 ‘당정’ 뜻풀이도 조금 변하겠죠.
정부 고위 관계자에게 “대통합민주신당이 여당으로서 당정협의 주체가 되는 것이냐”고 물었더니, “여당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해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고 하네요. 또 중앙부처 고위 공무원으로서 여당 정책위원회에 나가 원활한 당정협의를 위해 활동하는 전문위원들을 대통합민주신당에 보내야 할지도 헷갈린답니다. 정치가 어지러워 행정이 마구 흔들리는 바람에 국민까지 어지럽지나 않을지 걱정입니다. 이은용기자@전자신문, ey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