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네트워크 산업 어디로 가나

 참여정부의 차세대 성장동력 사업인 IT839 항목 가운데 하나로 주목받았던 홈네트워크 산업이 최근 정부내에서도 찬밥 신세로 내몰리고 있다.

13일 업계 및 관계 당국에 따르면 주무부처인 정보통신부는 지난 2003년 5월 ‘디지털홈 활성화 계획’을 수립할 당시, IT839의 주요 산업으로 홈네트워크를 꼽고 2007년말까지 총 1000만가구 보급계획을 제시했으나 지금까지 250만가구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더욱이 이같은 보급율은 홈네트워크 산업의 주력 품목인 ‘홈오토메이션’외에 양방향 디지털 방송 가입 가구도 포함한 수치여서, 실제 홈네트워크 시장 저변은 극히 미미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홈네트워크 산업에 대한 장밋빛 환상과 더불어 정통부는 IT839 전략을 내놓은지 4년만에 사업명칭도 수차례나 바꾸면서 정책 집행의 일관성과 연속성도 무색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4년 IT839 항목 가운데 ‘홈네트워크 서비스’와 ‘홈네트워크 기기’로 두자리를 차지했으나, 지난해 u-IT839 전략으로 수정하면서는 ‘u홈서비스’로 명칭을 바꿨고 기기 분야도 광대역 장비와 함께 한데 묶어 버렸다. 또한 최근에는 u-IT839를 다시 10대 전략분야로 재조정하는 가운데, u홈서비스라는 사업 명칭마저 ‘u컴퓨팅’의 부속 항목으로 축소 조정하는 분위기다.

사업 지원예산도 일찌감치 자취를 감춰버렸다. 시범사업은 이미 ‘u헬스’ 서비스 한개 항목만 남겨둔채 이미 지난 2005년 조기 종료된 상황이며, 지난 2003년부터 올해까지 총 6451억원을 투입하려던 계획도 대폭 축소됐다. 한마디로 주무부처인 정통부 내에서조차 적극적인 정책지원 의지가 사라지면서 천덕꾸러기로 전락하는 셈이다.

정통부 관계자는 “IT839 정책이 수립될 당시 정부내에서도 장밋빛 환상에 젖어 있었던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이미 업계의 기술·제품 경쟁력은 충분히 갖춰져 이제는 민간 시장에 맡겨야 한다는 판단아래 정부의 직접 지원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올 들어 아파트 신규 분양 감소와 규제 강화로 홈네트워크 시장 전반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정통부의 이같은 소극적 태도는 업계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불과 4년전 꿈같은 계획을 제시했다가 지금에 와서 계륵처럼 취급하는 자세는 더 힘을 빠지게 만들고 있다”면서 “시장 활성화를 위한 최소한의 정책지원 방안을 함께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