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코리아 2010]6부-SW인력이 경쟁력이다③SW산업이 위험하다

 SW 인력의 심각성이 날로 심화되고 있다. 사진은 채용박람회 모습.
SW 인력의 심각성이 날로 심화되고 있다. 사진은 채용박람회 모습.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산업별 보유인력 만족도

“인재를 구하기도 힘들고, 어렵게 뽑아도 바로 투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모 SW업체 대표의 말이다. SW인력 문제는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다. 그동안 꾸준히 지적됐고 개선 움직임도 많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고 하소연이다.

 지식 집약적이고 고부가가치인 SW산업에서 인력은 사실상 전부다. 인력 수준에 따라 기업의 경쟁력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잘 나가던 SW업체에서 핵심인력 몇 명 이탈로 크게 흔들리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SW인력 부족 심각=노동부가 최근 충격적인 인력현황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전체 산업의 인력부족 현황이 2005년 3.1%에서 지난해는 2.7%로 감소했지만 SW산업은 2005년 5.4%에서 2006년 6.1%로 오히려 증가한 것이다. 특히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의 경우 부족률이 2005년 2.5%에서 2006년 2.2%로 하락한 상황에서 나타난 결과다.

 SW산업은 전산업의 인력 부족이 어느 정도 해소되고 있고 무엇보다 첨단기술인력난이 해결되고 있는 가운데 더 심화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게다가 전산업과 기술서비스업이 2%대에 그쳤지만 SW산업은 2004년 3.7% 이후 꾸준히 상승하며 6%대까지 올라왔다.

 흥미로운 것은 교육기관에서 배출하는 SW인력 숫자는 매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교육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05년까지 대학원을 포함 대학에서 배출한 SW전공 졸업생은 최저 1만7757명(2003년)에서 최고 1만8943명(2002년)으로 매년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결국, 인력 수급 현황만 봤을때 SW인력 수요가 크게 늘지 않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들 대학에서 배출된 SW인력들이 SW업체보다는 다른 곳으로 움직였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정통부 권용현 SW협력진흥팀장은 “SW산업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SW업체에 취업했을 경우 큰 돈을 버는 등 성공에 한계가 있다는 시각이 강한 것이 사실”이라며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세계적인 SW기업이 우리나라에도 나와야 해결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더 심각한 중소 SW업체=참여정부의 골칫거리 가운데 하나가 창업이 기대만큼 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SW산업도 마찬가지다. 전반적으로 우수 SW인력이 유입되지 않으면서 SW업체 창업도 부진을 보이고 있다. 문을 닫는 업체는 계속 나오고 있으나 새롭게 문을 여는 업체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는 인력 수급문제와 직접적으로 연관돼 설명할 수 있다. 소위 기본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SW인력은 넘쳐나고 있는데 반해 기업에서 기대하고 있는 고급인력은 태부족하다. 물론 이들 고급인력들은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을 선호한다. 모 중소SW업체의 대표는 “큰맘 먹고 연봉을 높게 불러봐도 대기업 수준의 처후를 보장해 달라고 요구한다”며 “과거와 달리 벤처기업에서 열심히 해보겠다는 우수인재를 찾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우수 SW인력의 대기업 쏠림현상은 심각한 수준이다.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의 최근 조사결과 고급인력을 기준으로 봤을 때 대기업의 충원율은 87%까지 올라가지만 중소기업은 절반을 약간 넘는 53%에 그쳤다. 중급인력 역시 대기업 89%, 중소기업 67%로 적지 않은 차이를 보였다.

 ◇인력부족 사유, 분야별 달라=SW분야를 크게 패키지·IT서비스와 디지털콘텐츠 등으로 나눌때 이 두 분야의 인력 부족 사유는 비교적 확연히 달랐다.

 소프트웨어진흥원의 ‘SW분야별 채용계획 대비 충원율’ 현황자료로 파악한 것으로 패키지·IT서비스분야는 기업 경쟁력이 약해 우수인재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기업의 기술·품질·가격경쟁력이 약해 기업 전반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신규시장 부재 및 외부 투자자금 유입 부족으로 연구개발(R&D) 및 우수인력에 대한 재투자 감소로 이어졌다.

 자연스럽게 SW인력에 대한 투자 감소는 열악한 처우와 보상 미흡으로 이어져 우수인력의 SW분야 기피와 이탈 현상을 촉발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SW기업 경쟁력 저하의 주요인으로 작용, 기업의 수익성 감소로 이어졌다.

 하지만 디지털콘텐츠 분야는 달랐다. 기업의 수익성도 좋고, 우수 인재를 채용할 여력도 갖췄다. 당연히 이들 기기업에 입사하려는 사람도 많았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와 NHN의 입사경쟁률이 각각 70대1과 40대1이었었으며 네오위즈·넥슨·다음 등도 100대1의 높은 입사경쟁률을 보였다. 이들 디지털콘텐츠 기업들은 단지 우수 인력을 찾지 못했다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 같은 조사결과는 분야별 충원율에서도 연관성을 확인할 수 있다. 패키지SW와 IT서비스분야의 경우 중·고급인력의 충원율이 높은 반면 디지털콘텐츠 분야에서는 초급인력의 충원율이 높았다. 디지털콘텐츠 분야가 그만큼 우수인력을 찾지 못한 결과로 파악된다.

 수치로 보면 패키지SW와 IT서비스 분야의 중·고급인력 충원율이 각각 68.0%와 64.2%였으며 디지털콘텐츠분야는 55.5%에 불과했다. 초급인력의 경우 디지털콘텐츠가 91.6%였으며 패키지SW와 IT서비스는 99.8%와 82.0%였다.

 ◇우수인재 영입 위해 기업인식 바뀌어야=정부가 SW인력 양성에 소홀한 것은 결코 아니다. 정보통신부는 1997년부터 SW인력을 포함한 IT인력양성을 위해 IT학과 정원확대, 교과과정 개편 등 다양한 정책을 시행해 왔다. 대부분 업계의 의견을 수렴한 것이며 적지 않은 성과도 나았다.

 그러나 여전히 중소SW업체들의 인력난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전 여성벤처기업협회장인 우암닷컴의 송혜자 회장은 “이제는 중소기업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수 인력들이 대기업을 찾고,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더라도 경력을 쌓으면 대기업으로 이직하는 것은 중소기업이 제대로 관리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우수 인력이 오기만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직접 이들을 찾아 나서야 하며 또한 비록 중소기업이지만 그 분야의 1등 기업이 될 수 있다는 비전을 확실히 심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SW기업의 생명이나 마찬가지인 인재를 더 이상 외부 탓만 할 것이 아니라 직접 해결할 수 있도록 우리 기업도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기고-SW 인력육성 노력

: 이재황 EC글로벌·시리우스소프트 사장 zhlee@ecglobal.biz

 SW인력 관련 흔히 듣는 말 중에 기업은 인재를 채용하려고 하는데 쓸만한 사람이 없다고 하고, 반대로 취업희망자는 잘 나가고 일하기가 편한 회사를 찾는데 그런 곳은 없다고 한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다 보니 SW 인력 확보와 관리가 쉽지 않다. 기존에 진행하던 사업프로젝트에 대한 인력지원에 대한 불안감, 외부 감리라도 받을 경우 사업관리자는 사업진행에 문제가 될까 봐 조바심을 내고 SW 개발자는 감리에 요구하는 문서작업이 서툴러서 난감해하는 경우가 생긴다. 수주한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자 손해라도 볼 각오로 인력을 찾아 헤매도 대책이 없어 회사업무 전체가 마비될 지경인 경우도 있다. 이러다 보니 때론 신규 사업 욕심도 사라진다.

 우스갯소리로 특정분야 프로그램 전문인력은 학원에서도 가르칠 강사가 없을 정도라고 하니 SW 분야의 인력 수급의 불균형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하겠다. 인력양성에 소홀히 한 업계의 잘못도 있겠지만 수요 공급에 불균형이 생기니 초·중·고급 인력들의 개발인력 외주 및 프리랜서 단가는 상식을 넘어서 버리고 그 등급을 저울질하는 수준도 개발실력 위주가 아닌 외주 단가를 올리고 그 단가에 개발자들 본인들의 등급을 맞추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한다.

 최근 중소기업의 시스템통합(SI) 영업담당들은 고객으로부터 전화를 받아 일을 수주하는 것을 겁내는 것이 현실이다. 고객관리차원에서 그리고 미래의 영업을 위하여 고객이 필요한 부문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여 처리해야 하는 것이 옳은데 일을 맡는 순간 고객과의 약속을 지킬 수가 없어 본의 아니게 거짓말을 하고 고객을 피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단기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장기적인 해결책으로 업계에서는 인력확보를 위하여 소위 잘 나간다는 IT 프로그램 전문학원에 찾아가 구인희망대기자 명단에 올리지만 이것도 현실에서는 학원 졸업생이 배출되기 전 회사와 프로젝트를 추진하여 사전에 회사와 구직자 간에 사전 교감이 형성된 후에 구직자가 마음에 결정을 한다고 하니 쉬운 일이 아니다.

 최근 한 자료에 의하면 SW 인력은 2000∼2003년 동안 증가세를 기록하였으나 2004년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SW 개발에 드는 노력에 상응하는 보상이 미흡하여 구직자들이 SW 분야를 피하는 추세에 기인한다고 본다. 또한, SW의 가치에 대한 낮은 인식으로 말미암아 SW 사용자들은 프리웨어와 셰어웨어의 사용에 익숙해져 있어 유료 SW 사용에 부정적이며 동시에 가치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구매에서도 하드웨어중심으로 편중된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이러한 수급의 불균형 및 SW 가치에 대한 낮은 인식을 조직적으로 타파하기는 어렵다. 현실적인 문제해결 노력 중의 하나는 특화된 사업거리를 개발해내고 비전을 제시하며 비용을 투자해서라도 장기적으로 회사 스스로 새롭게 사회에 발을 딛는 신입인력을 확보하고 육성하는 전략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아울러 정부에서 지원하는 전문직업학교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사전에 인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프로젝트에 동참하고 중소기업 공동 채용모집 활동 등의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같은 기업의 자세에 걸맞게 새롭게 도전하는 젊은 인재들도 프로정신으로 무장하여 사회에 적응해 나갔으면 한다. 반나절 근무하고 직무 또는 회사가 본인들이 생각하는 것과 맞지 않다고 회사를 그만둔 사례를 경험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