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산업의 경제적 효과를 평가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뭐니뭐니해도 경제적 가치일 것이다. 생산을 많고 성장률이 높으며 연관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전체 경제에 활력을 줄수록 중요한 산업이 되는 것이다. 특히 대외 경제의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선 수출 기여도를 높이 평가한다. 그런 점에서 통신은 경제적 효과가 매우 높은 중요한 산업이다. 통신은 그 자체로 연간 100조원에 가까운 부가가치를 생산한다. 네트워크와 커뮤니케이션이라는 특성까지 감안하면 산업내 전후방 효과는 물론 타산업으로 인접 효과까지 상당하다. 유태열 KT 경영연구소장은 “통신만큼 전·후방 좌·우산업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산업도 별로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는 디지털생태계로의 전환 등 경제행위의 패러다임까지 통신이 바꿔놓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경제적 생산효과 엄청나=통신산업의 연간 생산액은 90조원에 이른다. 우리나라 전체 예산 200조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대한민국이라는 거대한 조직이 굴러가기위해 필요한 비용의 절반을 통신산업이 충당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90조원 가운데 40조원은 내수 기반의 서비스, 50조원은 수출기반의 통신기기로 창출된 금액이다. 서비스와 장비, 전방과 후방, 내수와 수출이 유기적으로 연계돼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통신산업으로 인해 최근 5년동안 생산된 금액만도 약 400조원. 게다가 성장률이 해마다 10%를 웃돈다. 지난 10년간 6∼7%대를 기록한 경제성장에 상당한 활력을 준 셈이다. 비중은 이제 IT산업의 경제성장 기여율은 40%가 넘는다. 경제성장률이 4∼5%대로 떨어지면서 통신산업의 역할은 더욱 커졌다. 통신산업을 빼고는 성장을 논할 수 없게 됐다.
◇다른 산업을 능가하는 부가가치=다른 산업과 비교해도 통신의 경제적 가치는 드러난다. 통신산업이 GDP(2006년 850조원 기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0.5%. 즉 우리나라가 1년에 100을 생산한다면 10은 통신산업의 몫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 산업분류가 크게 18개로 나눠지고(산업연구원 iSTANCE 분류코드) OECD의 경우 36∼41개까지 분류하는 점을 감안하면 단일 산업이 이러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상당한 것이다. 주력산업이라고 하는 철강의 2.0%나 자동차산업의 2.6%대보다 훨씬 높다. 더욱이 최근 5년동안 GDP 비중 변화가 거의 없는 타산업과는 달리 IT산업은 2000년 이후 6%P 이상 높아지면서 위상을 높였다.
◇ 해외와 비교해도 으뜸=외국과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소위 선진국이라고 말하는 OECD 국가의 경우 통신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5년 기준 2.99%(OECD 커뮤니케이션 아웃룩 2007)에 그친다. 우리나라는 4.81%를 차지한다. 산정기준이 달라 국내 통계수치와 다소 다르지만 OECD 평균을 훨씬 웃돌고 있다. 2003년 기준으로 보면 핀란드를 제외하고는 우리나라가 OECD 26개국 가운데 통신의 GDP 기여도가 가장 높은 국가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서의 통신은 다른 나라에서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조인혜기자@전자신문, ihcho@
◆통신산업이 없었다면...
“말로 할 필요가 있나요. 없다고 생각하면 가치를 쉽게 알 수 있잖아요.” 통신의 경제적 가치를 묻는 질문에 대한 모 임원의 답변이다. 아닌게 아니라 통신산업이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비현실적인 가정을 통해 통신산업의 가치를 생각해봤다.
1. 경제성장률 1∼2%P씩 낮아졌다...경제성장률은 그해 경제 농사의 척도다. 예측한 것보다 실제 1∼2%P만 차이가 나도 풍년이 되기도 하고, 흉년이 되기도 한다. 통신산업이 없었다면 올해 한국은행의 경제성장률 예측치인 4.5%는 달성 불가능한 수치가 된다. IT산업이 경제성장률에 기여하는 비중이 40%를 넘기 때문에 1%P 이상의 목표 미달 요인이 생기기 때문이다.
2. 1인당 GNI 2000달러 가량 줄었다...지난해 우리나라 국민들의 연간 1인당 총소득(GNI)은 약 1만8370달러. 통신산업이 없었다면 지난해 1인당 GNI는 1만6400달러 수준에 그친다. 통신산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5%여서 1인당 무려 2000달러 가량 줄어드는 것. 4인 가족 기준으로 한다면 1년에 800만원 가량의 소득이 없어지는 셈이다. 우리나라 가구당 연간 식료품비(600만원)에 해당하는 큰 돈이다. 마찬가지로 3만달러 국민소득 시대도 통신없이는 불가능하다.
3. 수출 3000억불 꿈도 꾸지못했다...지난해는 수출 3000억불 달성이라는 큰 성과를 이뤄냈다. 이 가운데 1000억불은 IT수출이 해낸 것이다. 무려 3분의 1에이 넘는 비중이다. 통신산업을 근간으로 한 IT산업이 없었다면 수출 3000억불 달성은 아직도 요원한 목표다. 아마도 3∼4년이나 더 지나야 달성 가능했을 법하다. 정부가 내세운 2011년 수출 5000억불 달성 역시 IT산업의 활약없이는 불가능한 수치다.
4. 경제위기 극복 제대로 못했다...통신이 없었다면 97년 당시 IMF 외환위기를 제대로 극복했을까하는 의문이 남는다. 98년 당시 우리나라의 GDP 성장률은 충격적인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8∼9%대 성장을 누려오던 한국경제가 97년 4%대를 거쳐 98년 -6.9%로 하락반전했으니 충격파는 짐작하고도 남는다. 하지만 그 다음해 상승반전에 성공했고 2000년 8.5%의 고성장세를 다시 누리게 된다. 97년 8.8%에 이어 98년에 조차 9.4%나 성장한 통신(IT)산업이 없었다면 짧은 기간내 외환위기 탈출이 가능했을까. 경제위기 극복의 구원투수 역할을 통신산업이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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