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처음 결성 예정인 퇴출벤처인수펀드(스틱IT 19호, 500억원 규모)의 운영주관사인 스틱IT투자가 모태펀드로부터 2%(10억원)의 자금만을 요청,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펀드는 최근 심사에서 모태펀드 관리기관인 한국벤처투자로부터 자금 지원이 확정됐다. 모태펀드는 일반펀드의 경우 30%, 특수목적펀드는 50%를 지원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이번 펀드는 특수목적펀드여서 250억원까지 신청이 가능했다.
일단 한국벤처투자측은 신청액수에 대해 매우 환영하는 입장이다. 정책성 펀드를 적은 재원으로 결성할 수 있으며 만약 손해가 난다고 해도 피해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조병식 한국벤처투자 펀드운영본부장은 “적은 예산을 레버러지를 통해 최대의 정책효과를 발휘하는 것이 우리의 목적인데 10억원을 출자해 500억원의 펀드를 만드는 것은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며 반대할 이유가 없음을 강조했다.
스틱IT투자측은 2%만 요청한 것에 대해 “시의적절한 펀드로 꼭 운영하기를 희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확한 이유는 제도의 영향으로 파악됐다.
퇴출벤처인수펀드는 경영자의 건강악화 또는 후계자 부재 등으로 매각을 희망하는 중소·벤처기업을 전문으로 투자한다. 따라서 주로 신주가 아닌 구주를 매매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벤처기업특별법상 정부자금(모태펀드)의 출자를 통해 한국벤처투자조합(KVF)으로 등록해야 한다.
스틱IT투자 입장에서는 큰 자금이 필요하지 않은 상황에서 구주를 거래하기 위한 결정이었던 것이다.
한편, 퇴출벤처인수펀드는 정부가 지난 4월 발표한 ‘벤처캐피털 선진화 방안 Ⅱ’에 담겨 있는 것으로 엄밀히 보면 투자대상이 퇴출벤처기업은 아니다.
스틱IT투자의 관계자는 “약간의 오해소지가 있을 것 같다”면서 “피치 못하게 경영권을 넘기려는 중소·벤처기업이 주요 투자대상일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펀드는 11월까지 결성 예정으로 현재 연기금 등 기관에서 관심이 높아, 무난히 결성할 것으로 스틱IT투자측은 보고 있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