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워 열풍, 투자 열기로 이어질까?’
심형래 감독의 SF영화 디워가 흥행에 크게 성공하며 국내에서만 관객 1000만명 돌파를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이후 성공 작품 기근에 빠져 있던 영화산업에 오랜만에 내린 단비다.
이에 따라 투자처 찾기에 골몰하고 있는 벤처캐피털업계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린다.
스크린쿼터 축소와 함께 영화 등 문화콘텐츠산업을 위해 정부(모태펀드) 지원으로 결성된 펀드도 적지 않다. 벤처펀드의 자금줄인 모태펀드는 2005년과 2006년 약 470억원을 문화산업펀드 결성 지원에 투입했으며 이를 통해 1660억원 규모의 펀드가 이미 결성됐다. 이들 펀드는 5∼7년 동안 운영되며 대개 결성 다음해부터 2∼3년간 대부분의 투자가 이뤄진다.
그러나 디워의 이번 성공에 대해 벤처캐피털업계의 반응은 ‘냉담’했다.
영화투자의 경우 성공확률이 너무 떨어지고 무엇보다 대박을 낸다고 해도 수익률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벤처캐피털업계는 일반적으로 투자성공의 기준으로 최소 3∼4배의 수익률을 보고 있지만 영화의 경우 이것이 매우 힘들다는 설명이다.
2005년에 120억원 규모의 문화펀드를 결성한 MVP창투의 담당자는 “지난해 영화시장에서 117편이 만들어져 수익을 낸 작품은 16편 정도로 들었다”며 “한두편이 성공해 전체적으로 수익률이 괜찮으면 투자를 하겠지만 그것도 아닌 상황”이라고 말했다.
6개 문화펀드(약 1000억원 규모)를 보유중인 KTB네트워크 관계자도 “2004년 이후 영화산업에 투자 수익성이 매우 안 좋다”며 “연간 1∼2개 성공하는 상황에서 쉽게 투자를 하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영화산업 전체에 대한 불신도 높았다. 지난해 100억원 규모의 문화콘텐츠펀드를 결성한 한국기술투자의 관계자는 “영화산업에 대한 투자 매력이 많이 떨어졌다”며 “수익성 문제뿐만 아니라 영화업계가 비용처리 등에서 투명하지 않은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영화에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모 벤처캐피털업체의 고위 관계자는 “영화 관계자들은 투자받을 자격이 부족하다”고까지 말했다.
하지만, 디워의 화려한 그래픽에 대해서는 높이 평가하며, 관련 산업으로의 투자가 확대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반응도 나왔다.
스틱IT투자의 최병원 부사장은 “그래픽 측면은 의미가 있다”며 “애니메이션 업체나 그래픽 관련 업체 및 산업에 벤처캐피털업게가 관심을 가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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