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제품을 넘어 자동차로’
모아텍(대표 임종관 www.moatech.com)은 광저장장치(CD롬·DVD롬)용 스테핑 모터 세계 1위 기업이다. 세계적인 모터기업인 일본의 니덱산교를 제치고 이 분야 시장 점유율이 55%에 달한다. 세계 1위, 2위, 3위 광저장장치 업체인 LG전자, 삼성전자, 라이트온 3사에 소요량의 많게는 90%에서 적게는 50%를 공급한다. 보통 모터는 지속적인 회전운동을 하지만 스테핑모터는 전기신호에 반응해 정확한 각도만큼 회전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제품이다. 모터는 전기에너지를 기계 에너지로 바꿔주는 부품으로 백색가전, 자동차, 로봇, 비행기, 조선 등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IT시장을 놓고 우리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대만이 이 분야에 진출하지 못한 것도 모터기술이 없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스테핑 모터 기업으로 ‘우뚝’=지난 85년에 설립된 모아텍은 가장 먼저 모터에 권선을 감는 하청부터 시작했다. 권선에 전기를 통하면 자성을 띄게 돼 회전을 하게 된다. 그러다가 지난 90년 권선 작업을 해주던 일본 동경전기주식회사(TEC)에 PC용 스테핑 모터를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수출하면서 모터 업체로 탈바꿈하게 된다. 90년대 초반에는 FDD용 스테핑 모터를 개발, 제조해오다 90년대 후반부터 CD롬용 스테핑모터로 주력 사업을 바꾸게 된다.
이 회사가 스테핑 모터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음하게 된 것은 국내 LG전자, 삼성전자가 CD롬 시장을 장악하고 부터다. LG전자와 삼성전자가 90년대 중반부터 배속 경쟁에서 일본 기업을 앞지르기 위해 모아텍과 전략적으로 제품 개발을 진행하게 된 것이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했다. 모아텍은 이러한 협력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 배속 광저장장치에 적합한 스테핑 모터를 적기에 공급했고 일본의 내로라하는 기업을 앞서가게 됐다. 그러나 데스크톱 PC용 광저장장치 제품이 치열한 시장경쟁과 가격 인하로 이전과 같은 고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그래서 모아텍은 지난해부터 노트북용 스테핑 모터 분야로 눈을 돌렸다. 노트북용 스테핑 모터는 데스크톱용 제품에 비해 가격이 2.5배에 이르고 수익성도 높다. 모아텍은 올해 이 분야에서 작년에 비해 2배 이상 성장한 208억원의 매출을 올려 이 분야에서도 세계적인 강자로 부상하겠다는 포부다.
◇전자제품 분야에서 자동차 분야로=모아텍은 지난 2003년까지 해마다 20% 이상의 고성장과 두자리 수의 영업이익을 기록해왔다. 그러나 PC 시장 성장이 둔화되면서 지난 3년간은 매출 정체와 수익 감소를 겪었다. 특히 지난 몇년간 추진해왔던 휴대폰용 진동모터, 휴대 메모리 사업 실패, 프린터용 스테핑 모터 출시 지연 등의 악재를 경험했다.
모아텍은 올해 재도약을 예고하고 있다. 몇 년간 진행해온 프로젝트들이 올해부터 매출이 가시화되기 때문이다. 모아텍의 새로운 무기는 새 분야인 자동차, 사무기기, 디지털 카메라용 모터다.
모아텍은 올해 초 GM에 에어컨 조절용 스테핑 모터인 인카센스를 납품하기 시작한데 이어 하반기에는 닛산에 인카센스를 납품키로 계약한 상태다. 또 에스엘과 공동으로 헤드램프의 각도를 주행방향으로 자동 전환시켜주는 어댑티브 헤드램프의 핵심부품인 액추에이터(AFS)를 개발, 연말경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 시스템은 국내자동차메이커가 올 연말 내놓을 최고급 승용차에 적용될 예정이다. 지난 5월에는 현대·기아자동차로부터 품질시스템(SQ) 인증을 획득했다.
또 디지털 카메라에 사용되는 줌카메라용 모터, 레이저 프린터용 드럼구동 모터 분야에도 뛰어들었다. 이같은 신규사업 매출은 지난 2006년 19억원에 그쳤으나 오는 2008년에는 36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한국의 ‘니덱산교’를 꿈꾼다=일본의 세계적인 모터기업인 니덱산교는 1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모아텍은 니덱산교처럼 세계적인 모터기업으로 발돋음하는 게 목표다. 스테핑 모터분야에서는 이미 니덱산교를 제쳤다. 이를 위해 다양한 모터 개발을 추진중이다.
아직 최종 결정은 내리지 않았지만 지능형 로봇의 모터 개발도 검토중이다.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지난해 하이소닉이라는 액추에이터 전문기업을 인수했다. 하이소닉은 고화소 카메라폰용 자동초점 기능을 수행하는 액추에이터 전문기업이다. 모터와 액추에이터가 모두 자력을 이용하는 만큼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예상한다.
모아텍의 강점은 뛰어난 품질과 제조 경쟁력에 있다. 현재 모든 제품은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다. 경쟁사들이 중국 시장 진출시 기술 유출 우려와 싼 인건비를 감안, 자동화 투자를 소홀히 했으나 모아텍은 초기부터 자동권선기를 설치하는 등 품질 및 제조 경쟁력 확보에 만반을 기했다.
임종관 사장은 “앞으로 매년 매출의 30%는 새로운 분야에서 달성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사업부별 체제로 전환해 각 사업부의 목표를 정하는 등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
◆인터뷰-임종관 사장
임종관 사장은 대학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한 후 전선업체에서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 회사에서 모터와 첫 인연을 맺은 임 사장은 회사를 옮겨서도 모터 관련 일을 계속했다. 10년간의 직장생활을 마치고 지난 85년 회사를 설립했으며 창업한 지 22년이 지났지만 신규 사업 발굴은 여전히 임사장 몫일 정도로 열정을 갖고 있다.
-모아텍의 강점은 무엇인가.
▲모아텍은 양산 기술면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직원들이 모두 부지런하고 품질에 있어서는 결벽증에 가깝다. 일본에 비해 10년 늦게 시작했는 데 이를 따라갈려면 Q·C·D(Quality·Cost·Delivery)에서 앞서야 한다. 회사의 모토가 ‘품질은 우리의 인격이다’라고 할 정도로 품질에 있어서는 양보가 없다.
-지난 3년간 매출이 정체되고 수익도 많이 떨어졌는데….
▲3년동안 시행 오차를 많이 겪었다. 기대를 했던 진동모터 사업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그다지 성공하지 못했고 일부 신규 사업도 제대로 자리잡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몇년간 투자해 온 사업이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는 전년대비 30% 가까이 성장한 943억원, 내년에도 30% 성장한 1319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수익도 노트북용 스테핑 모터, 자동차용 모터 등 고부가가치 제품 매출이 확대되는 만큼 크게 개선될 것이다.
-신규 사업 발굴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모아텍이 모터 전문기업으로 알려지면서 고객들로부터 ‘이러한 모터를 개발해줄 수 있느냐’는 문의가 들어온다. 어떤 제품은 전혀 새로운 분야다. 또 내가 국내외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새로운 사업을 항상 찾아본다. 이후 시장 검토를 통해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분야를 결정해 신규사업에 진출한다.
-향후 투자 계획은.
▲현재 모든 제품은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개성공단에 투자, 이 곳을 새로운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최근 개성공단 입주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 기업의 성패는 R&D에 달려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지속적인 R&D 투자를 통해 성장 잠재력을 높이고 기업의 가치를 높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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