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처음 개발·상용화한 휴대인터넷(모바일 와이맥스, Mobile WiMAX)인 ‘와이브로(WiBro)’의 국제 표준이 중대 기로에 섰다.
중국과 유럽의 일부 이동통신사업자가 모바일 와이맥스를 여섯 번째 3세대 이동통신(IMT2000) 국제 표준으로 채택하자는 우리나라의 제안에 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의 뜻에 따라 지난 6월 국제전기통신연합 전파통신 연구반(ITU-R SG) 제네바회의에서 ‘기술 요건(스펙) 미비’를 이유로 모바일 와이맥스의 IMT2000 표준화 문제가 하위 작업반(WP8F)회의에 반려되면서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하는 처지다.
정보통신부는 이 같은 상황에 적극 대응, 오는 29일부터 31일까지 사흘 동안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릴 ‘WP8F 모바일 와이맥스 특별회의’를 분위기 반전의 기회로 활용하기로 했다. 이번 특별회의 결과를 토대로 오는 10월 제네바에서 열릴 세계전파통신회의(WRC) 2007’로 모바일 와이맥스의 IMT2000 표준 진입 여부가 확정될 예정이다.
IMT2000 표준 진입은 와이브로가 기존 이동통신서비스와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우선 글로벌 로밍이 가능한 주파수 확보가 용이해질 뿐만 아니라 비동기 4G 표준화 작업에도 동등한 자격으로 참여할 수 있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비동기식 진영의 유력한 4G 기술후보인 3G LTE(Long Term Evolution)와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에릭슨과 화웨이 등 경쟁사가 속한 국가 대표를 설득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지적한다. 이를 위해서 스프린트·KDDI·노키아·모토로라·인텔 등 와이브로 진영에 동참한 이들과의 연대해 시장 확산의 확신을 심어주는 것도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을 위시한 30여개국이 이미 와이브로를 채택하기로 한 것은 이미 기술적 문제가 없다는 것을 방증한다”면서 “결국은 시장에서의 주도권 싸움인데 협상팀이 이들을 견인해낼 당근과 채찍을 얼마나 잘 사용하는지가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이기주 정통부 전파방송기획단장은 “모바일 와이맥스가 IMT2000 표준으로 추가되면 와이브로의 국제 위상이 달라질 것”이라며 “중국과 유럽 일부에서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우리나라, 미국 등 다수가 모바일 와이맥스를 3세대 표준으로 추가해야 한다는 생각이어서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주종옥 정통부 주파수정책팀장도 “중국의 반대를 극복하고, 회원국 의견일치(컨센서스)를 확보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세계 30개국 이상이 모바일 와이맥스 서비스를 시작하거나 추진 중이기 때문에 무난히 국제표준화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낙관했다.
서석진 정통부 기술정책팀장은 “와이브로는 애초 유선 통신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해외 시장을 겨냥해 개발한 국제용 기술”이라며 “3세대 이동통신 국제 표준으로 추가되면 4세대 시장까지 선점할 수 있는 유력한 후보 기술”이라고 말했다.
이은용·정지연·서동규기자@전자신문, e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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