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케이스는 전환기를 맞은 부품산업의 현실을 보여주는 축소판이다.
케이스 업체들은 단가인하 압력에 시달리지만, 한편으로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휴대폰 제조사들이 부품 구매방식을 모듈화로 전환시키면서 원부자재 구매권한을 갖게 됐다. 만년 ‘을’의 위치에서 벗어나 ‘갑’의 지위를 누리게 된 것이다. 휴대폰 제조사들은 케이스 업체의 양손에 당근과 채찍을 지어주면서 생산량 확대 및 원가절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 들어 케이스 업체들에게 윈도렌즈, 스피커, 리시버 등을 구매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지면서 부품 업체간에는 일부 계층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휴대폰업계 구조조정설에 촉각=삼성전자 부품업체의 경우, 협력사 구조조정설 및 정보통신총괄 감사결과에 따라 나올 후속조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인탑스, 피앤텔, 신양엔지니어링, 참테크, KH바텍 등 7∼8개사가 애니콜 케이스를 생산중이다. 이 가운데 인탑스와 피앤텔은 각각 삼성 휴대폰 케이스의 30∼32%를 납품하고 있다. 신양은 그 동안 국내 CDMA 모델을 주로 납품했으나 최근 GSM 수출모델로 확대하고 있다.
LG전자 싸이언(CYON) 협력사인 우성엠엔피, 갑을플라스틱, 신영프레시젼, 재영솔루텍 등은 마그네슘·스테인리스 스틸 등 휴대폰 케이스용 신소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팬택계열 협력사로는 도움, 덕성M&P 등이 대표적 업체다. 양사는 팬택계열의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휴대폰 생산량을 줄이면서 내비게이션 단말기 케이스로 사업을 다각화 하고 있다.
◇해외생산 박차=인탑스와 피앤텔은 2분기 단가인하의 영향으로 판매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률이 감소했다. 공급 물량은 증가했지만, 수익성은 떨어진 것이다.
중국, 인도 등 해외 생산공장 건설도 가속화 되고 있다. 특히 인탑스 피앤텔 등 삼성전자 주요 케이스 업체들은 중국 톈진공장의 생산량이 크게 늘고 있다. 인탑스와 피앤텔은 중국 톈진과 인도 구루가온 공장에 함께 진출해 있다.
올해 삼성전자의 휴대폰 판매 수량은 2006년 대비 35% 증가한 1억5360만대로 추산되며, 이 가운데 해외 생산 비중은 50%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 시장을 향한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인탑스·피앤텔·이랜텍·알에프텍 4개 주요 협력업체는 공동출자 생산법인인 ‘라이페코리아(RIPE KOREA)’를 설립하고 삼성전자 휴대폰 공장이 있는 인도 뉴델리 하리아나주에서 휴대폰을 본격 생산하고 있다.
◇신기술 따라잡기 한창=휴대폰 케이스 업체들은 마그네슘, 텅스텐, 알루미늄, 스테인레스 스틸 등 다양한 소재 개발에도 여념이 없다.
모토로라 레이저 등장 이후 메탈 대세론이 슬림화 열풍을 타고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메탈 케이스는 플라스틱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율이 떨어지나 공급단가가 20∼30% 높은 것이 특징이다.
일부 업체들은 강화플라스틱을 이용해 금속감을 살릴 수 있는 신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기존 폴리카보네이트(PC) 기반의 케이스에서 PPA, PPS레진 등 강화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한 제품으로 업그레이드 해 나가고 있다.
지난 6월 말 애플 아이폰이 출시된 이후 터치스크린, 이중사출도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인탑스·피앤텔 2분기 실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