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게이머들, 올스타전에선 인기 좋지만…

 ‘변치 않는 인기, 아쉬운 성적.’

 임요환·박정석·강민 등 e스포츠를 본궤도에 올리면서 화려한 전성기를 구가했던 올드 프로게이머들이 최근 개인리그와 각종 국제대회에서 잇달아 아쉽게 탈락, 팬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반면 이들은 내달 8일 열리는 프로리그 올스타전 인기 투표에선 압도적인 인기를 보이고 있어 여전한 팬들의 사랑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22일 한국e스포츠협회(회장 김신배)에 따르면 1차 집계를 마친 ‘신한은행 프로리그 2007 올스타전’ 인기 투표 결과 임요환·이윤열·홍진호 등 올드 게이머들이 최근 빼어난 기량을 선보이고 있는 신예들을 제치고 대거 선두권에 나섰다.

 테란의 경우 ‘황제’ 임요환(공군 에이스)이 9582표로 1위, ‘천재’ 이윤열(위메이드EX)이 7826표로 2위를 달리고 있다. 그 뒤를 쫓는 SKT T1 최연성, STX소울 서지수까지 추억의 이름들이다. 이성은(삼성전자 칸)과 진영수(STX소울), 염보성(MBC게임 히어로) 등 신예들은 그 뒷 순위다.

 프로토스의 경우 강민과 박정석(이상 KTF매직엔스)이 10668표와 9077표로 최근 최강의 포스를 뽐내고 있는 김택용(MBC게임 히어로)과 송병구(삼성전자 칸)를 2배 가까운 차이로 앞서고 있다. 저그 종족은 마재윤(CJ엔투스)이 1위를 달리는 가운데 ‘폭풍저그’ 홍진호(KTF매직엔스)가 2위를 차지, 지난 시즌 스타리그 우승자 김준영(한빛스타즈)과 서울국제e스포츠페스티벌 256강전 우승자 이제동(르까프 오즈) 등 최근의 강자들을 제쳤다.

 이 같은 올스타전 투표 결과는 현재의 성적과는 따로 가고 있는 셈이다. 최근 열린 스타리그와 MSL 예선, WCG 등에서 올드 게이머들은 힘없이 무너져 세대교체의 바람을 절감케 했다. 역대 최다인 226명의 프로게이머가 참여한 가운데 20일 열린 ‘스타 챌린지 2007 2차 예선’에선 임요환, 김동수(KTF매직엔스), 홍진호, 강민, 변길섭(KTF매직엔스), 서지훈(CJ엔투스), 최연성, 박용욱(SK텔레콤 T1) 등 쟁쟁한 올드게이머들이 출전했으나 서지훈과 변길섭만 살아남았다.

 200명이 넘는 프로게이머들이 대부분 참가한 서울국제e스포츠페스티벌에서도 임요환과 홍진호가 1,2차전서 탈락했고 WCG 한국 대표 선발전에선 이윤열·최연성 등이 신예에 밀려났다.

 한국e스포츠협회 이재형 경기국장은 “이번 올스타 투표 결과는 팬들이 여전히 올드 게이머들을 사랑하고 보고 싶어함을 보여준다”며 “그러나 끊임없는 자기 혁신이 없으면 젊은 신예들의 기세를 당해내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세희기자@전자신문, ha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