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장 HDD `영토 싸움`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의 ‘블루오션’으로 꼽히는 외장형 HDD 시장에 완제품업체와 DIY(Do It Youself) 업체간 영토싸움이 뜨겁다.

 새로텍과 엠지텍 등 중국에서 수입해 국내에 판매하는 소규모 유통상을 비롯한 DIY업계가 시장 확대를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HDD 전문제조사들이 브랜드 파워와 강화된 디자인을 앞세운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면서 시장 안팎에선 전운이 감돌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국내 외장형 HDD 시장은 2.5인치를 중심으로 기업용 및 사무용으로만 사용돼 왔으나 최근에는 일반 사용자 비중이 늘면서 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국내 외장형 HDD 시장은 DIY업체가 80% 정도를 점유하고 있고 나머지 20%는 완제품 업체가 차지하고 있다. 완제품과 DIY 제품의 가격 차이는 거의 나지 않지만 완제품은 데이터 관리 및 보안 소프트웨어를 함께 제공하고 있어 일반 사용자들로부터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

 씨게이트와 웨스턴디지털, 한국후지쯔가 대표적인 완제품업체들. 이들은 기능은 개선하고 디자인은 강화된 제품으로 시장 공략에 고삐를 죄고 있다.

 지난 7월 한국후지쯔는 세계 최초로 300GB 용량을 제공하는 2.5인치 ‘카미’를 선보였다. 표면을 1.8㎜ 통 알루미늄으로 처리해 견고할 뿐만 아니라 발열과 소음을 효과적으로 줄였다. 이 같은 성능개선으로 인해 카미를 포함한 제품이 월 5000대 이상이 팔리고 있다. 웨스턴디지털도 최근 2.5인치 250GB ‘패스포트’를 출시하고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회사는 DIY업체와의 차별화를 위해 디자인 강화에 나섰고 프리미엄 제품을 통해 월 2000대 이상 판매하고 있다.

 이에 반해 DIY업체들은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통해 완제품 업체와 차별화를 하고 있다.

 30여 종의 제품을 확보하고 있는 새로텍은 대용량 데이터를 간편하게 휴대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적극 반영, 300GB 외장 HDD를 22일 출시했다. 이로써 40GB에서부터 300GB에 이르는 다양한 제품을 확보한 새로텍은 판매망 확대를 통해 월 3만대 이상 판매할 계획이다.

 서흥원 새로텍 국내영업담당 부장은 “외장 HDD 시장에서 소비자들로부터 브랜드 인지도, 품질,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다양한 제품과 탄력적인 가격정책을 통한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힌 결과 꾸준한 매출 확대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DIY 전문기업인 MG텍도 제품의 형태와 성능을 끊임없이 업그레이드하며 온라인 시장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 회사도 1.8인치부터 3.5인치까지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통해 G마켓, 옥션 등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에서 점유율을 높여나가고 있다.

 외장 HDD 시장이 이처럼 뜨겁게 달궈지고 있는 이유는 ‘밝은 시장성’ 때문이다. 올해 국내 외장형 HDD 시장은 연간 36만대 규모로 내장 HDD(1300만대)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연간 10% 이상씩 꾸준히 성장해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PC 교체수요가 길어지고 멀티미디어 콘텐츠가 많아 지면서 휴대용 HDD를 갖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도 시장 확대를 부채질하고 있다.

 신영민 웨스턴디지털 사장은 “일부 중국산이 유입되면서 DIY 제품의 경우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며 “전문업체가 공급하는 일체형 외장 HDD는 AS를 따로 받아야 하는 불편을 없애 소비자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석기자@전자신문, d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