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는 지금까지 하드웨어(HW)에 국한된 이슈였다. 서버와 스토리지, 네트워크 등의 자원을 가상화 솔루션을 활용해 효율적으로 이용하자는데 논의의 수준이 머물렀다.
하지만 최근 가상화는 소프트웨어(SW) 분야에도 새로운 화두를 던졌다. SW의 판매방식의 변화와 자원 효율의 문제가 SW업계 이슈로 부각되면서 가상화가 그 하나의 해법으로 제시되기 시작한 것이다.
현재 SW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분야는 애플리케이션 가상화다. 애플리케이션 가상화는 오피스나 포토샵과 같은 주요 상용 애플리케이션을 일일이 PC나 개인휴대단말기(PDA)에 설치하지 않고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말한다.
수 천대의 PC를 가동하는 대기업의 경우 가상화 솔루션을 활용하면 애플리케이션 설치 및 유지보수 업무량을 단숨에 1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국내에 가상화 애플리케이션 개념을 처음으로 소개한 시스릭스시스템스코리아 우미영 사장은 “사용자가 물리적으로 애플리케이션을 소유하지 않아도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관리자는 애플리케이션 관리에만 집중하면 된다”며 “소유와 관리의 이원화로 비용 절감은 물론 애플리케이션의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선 시트릭스시스템스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 랜데스크 등의 업체들이 최근 애플리케이션 가상화 솔루션을 선보이고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임베디드SW 분야도 가상화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모바일 기기가 복잡해지면서 하나의 디바이스에 여러 개의 운용체계(OS)를 운영할 경우 가상화 솔루션을 활용하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김현철 MDS테크놀로지 사장은 “임베디드SW 가상화 솔루션은 2개 이상의 임베디드 OS를 동시에 요구하는 네트워크, 셋톱박스, 모바일 개발자 등의 업무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다”며 “아직은 초기단계지만 관련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도 가상화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된다. 데이터의 통합과 그리드 컴퓨팅이 DBMS의 핵심 이슈로 떠오르면서 분산된 DBMS와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가상 DBMS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SW업계의 최대 화두 중 하나인 SaaS(Service as a Software)도 광의의 가상화로 보는 견해가 많다. SW를 라이선스가 아닌 서비스 개념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SW를 소유하지 않으면서 활용하는 가상화라는 것이다.
IT서비스관리(ITSM)도 가상화와 함께 주목받고 있다. 서버나 스토리지의 가상화가 진행되면 시스템 전체를 관리하는 ITSM의 도입이 반드시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장동인 제이디아이파트너스 사장은 “가상화는 HW는 물론 SW의 패러다임과 판매방식에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며 “SW 라이선스와 판매방식에 대한 변화가 불가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