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한국게임의 소비국이라 여겼던 중국이 한국 게임시장에 대한 전방위 ‘역습’에 나섰다.
그동안 소규모 자본 투자나, 한-중 합작 프로젝트 형태로 간헐적인 양상을 띠었던 중국의 행보는 이제 개발과 투자,퍼블리싱·서비스까지 총체적으로 엮인 거센 ‘중류(中流)’로 뒤바뀌고 있다.
한 때 중국시장을 휩쓸며 중국 온라인게임시장 태동과 급성장을 견인했던 한국 게임은 최근 성장률이 0%대 정체에 빠진 반면, 중국의 게임산업 성장률은 향후 2011년까지 20% 안팎의 고속성장을 계속할 것으로 전망돼 위기감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표참조>
◇전면적인 자금 공세=차이나닷컴과 17게임·광통 등 거느린 CDC코퍼레이션은 한국에 무려 1억달러를 쏟아부을 계획이다. 개발초기 또는 프로젝트 단계의 중소형 한국산 온라인게임을 저인망식으로 훑을 방침이다.
될 성 부른 개발사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지분투자로 영향력을 확보하고, 장기적으로는 자사 글로벌 게임서비스에 필요한 라인업을 충당하는 스튜디오로 활용한다는 계획까지 세워놓고 있다.
오는 29일에는 홍콩증시 상장사이자 중국 메이저급 퍼블리셔인 텐센트의 마틴 라우 사장이 방한해 또 한번 수천만달러 이상의 초대형 자금보따리를 풀어놓을 예정이다.
텐센트 역시 한국산 온라인게임에 대한 판권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어,중국 자본의 한국 게임시장 영향력은 파죽지세로 커지고 있다.
◇중국 1위게임 한국에서 서비스=중국 온라인게임시장 1위에 올랐던 완미시공의 ‘완미세계’가 한국 CJ인터넷을 통해 27일까지 첫 비공개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본격적인 국내 서비스에 들어갔다.
그동안 ‘항해세기(현 코그온라인)’ 등 소형급 중국산 온라인게임이 단발적으로 국내 서비스를 진행한 적이 있지만, 이번 ‘완미세계’처럼 최고 동시접속자수 100만명을 넘긴 메이저게임이 한국에서 서비스된다는 것은 전혀 차원이 다른 공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샨다, 더나인, 나인유 등 이미 국내 업체들과 사업적 네트워크를 굳건히 다진 중국 업체들은 물론, 텐센트, CDC게임즈 등이 모두 중국산 온라인게임을 국내에서도 상용화할 수 있는 잠재적 통로가 될 전망이다.
◇한국 ‘들러리’ 전락할 수도= 지금과 같은 정체된 성장력과 외소한 자금력을 갖고는 장기적으로 한국 게임산업은 중국시장을 위한 하청·소싱기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 온라인게임시장에서 대다수의 인기 게임이 한국산이지만, 정작 헤게모니를 잡고 가는 상위 1∼5위 게임은 모두 중국 또는 미국산 게임이란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기엔 중국 정부가 휘두르는 고도의 전략과 시장 제재 논리가 양면의 날처럼 작용하고 있다.
서태건 한국게임산업진흥원 본부장은 “한국게임산업 미래에 있어 중국이 최대 복병인 것 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국내 대형 업체와 소형 업체간의 협력과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개발력과 자금력 등에서 하루빨리 대외 경쟁력을 키우는 수밖에 달리 뾰족한 대안이 없다”고 진단했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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