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소형 인공위성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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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957년 세계 첫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로 막이 오른 우주탐험의 역사는 오늘날 정지궤도 통신위성과같은 대형 위성의 시대로 이어졌다. 하지만 90년대에 접어들며 미세 전자·가공 기술의 발전은 개발비 부담을 줄이고 비교적 짧은 시간에 연구개발이 가능한 초소형 위성의 잇딴 탄생을 낳고 있다. 이제 인공위성은 특정 국가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미래 우주시대를 함께 맞으려는 전지구적인 관심사로 부상했다.

 ◇초소형위성이란=고도 3만 5786㎞의 대형 통신위성들과 달리 저궤도(고도 500∼1500㎞)를 이용하는 소형위성은 대개 500kg 이하의 위성을 통칭한다. 소형위성은 또 미니위성(100∼500kg), 마이크로위성(10∼100kg), 나노위성(10kg 안팎)·피코위성(1kg 이하) 등으로 나뉜다. 마이크로위성·나노위성·피코위성은 초소형위성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이들 초소형위성은 지구관측과 저궤도 위성 이동통신, 우주과학실험 등 모든 분야에서 응용되고 있으며 미래 기술이나 장비의 우주환경 실험에도 자주 사용된다. 아울러 대형위성의 프로급(?) 우주(스페이스) 기술을 확보하고 관련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툴로도 활용되고 있다. 비록 크기는 작지만 기존 대형위성의 설계∼발사∼운용에 이르는 프로세스를 모두 갖고 있다.

 더욱이 초소형위성은 최근 우주개발 부문에 대한 미국의 예산감축과 항공우주국(NASA)의 소형위성 개발 확대 등에 힘입어 세계적으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NASA는 미국내 30여개 대학, 기업들과 초소형위성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며 영국의 써리대학과 SSTL 등은 (초)소형위성 핵심기술을 상업화해 위성체와 관련 기술 수출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아도 맵다=초소형위성은 주로 입증되지 않은 고위험 첨단기술을 우주공간에서 저비용으로 테스트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점차 신기술 검증을 넘어 기존 중대형 위성의 역할까지 가능할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최근 1∼2년새 진행됐거나 예정된 초소형위성 프로젝트를 보면, 우선 NASA의 뉴밀레이넘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은 ‘스페이스테크놀로지5(ST5)’가 눈에 띈다. ST5는 25kg의 위성 3개가 지난해 3월에 페가서스(Pegasus) 발사체에서 쏘아올려져 약 3개월간 위성 편대비행을 위한 핵심기술 검증 임무를 수행했다.

 지난 2월에는 오로라의 발생원인과 지구 전리층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한 ‘THEMIS 위성’이 발사됐다. 126㎏의 마이크로위성 5기로 구성된 이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는 높은 에너지의 플라즈마 입자로 이뤄진 오로라가 통신위성이나 GPS 위성의 작동을 방해하거나 우주인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알게 될 것이다. 또 NASA의 화성탐사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화성네트워크 프로젝트도 여러 기의 마이크로위성을 통해 화성탐사선과 지구간 통신 중계, 유인화성탐사를 위한 기술검증 등을 목적으로 준비되고 있다.

 SF영화에서 낯익은 우주무기로도 활용될수 있다. 무기로서 위성은 상대(적) 위성에 붙어 폭파시키는 기생위성, 우주기뢰 위성, 위성공격에 대응한 보디가드 위성, 성능 교란위성 등이 있으며 미국·중국·러시아 등에서 상당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내 현황=우리나라도 초소형위성의 독자개발 능력은 일부 정밀기계와 전자부품 기술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을만큼 충분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이 분야는 중대형위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예산과 개발기간으로도 프로젝트 실현이 가능해 뒤늦게 우주개발에 가세한 우리나라도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들어 호주·싱가포르·대만·말레이시아·터키·이집트 등 후발주자도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을 구체화하고 있다.

 한국항공대 우주시스템연구실은 미국·일본·대만·노르웨이 등의 대학에서 제작된 15기의 위성을 발사하는 국제 협력 프로그램(큐브셋)을 통해 이 같은 가능성을 타진한 바 있다. 1kg급 피코위성을 쏘아올리는 이 프로젝트에서 한국항공대는 ‘한누리-1’을 개발, 지난해 7월 러시아의 ‘디네플’ 발사체로 발사했지만 발사체 엔진 오작동으로 위성을 궤도에 올리는데는 실패해 아쉬움을 낳았다. 하지만 항공대는 또 내년에 쏘아올려 2년간 운용될 예정인 25kg급 나노위성을 개발중이어서 다시한번 기대감을 던지고 있다.

  장영근 항공대(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초소형 위성기술은 우주시스템 개발 비용절감, 짧은 개발기간, 고성능·저위험 등의 장점으로 연구개발과 활용이 급격히 늘어날 전망”이라며 “지구관측, 통신, 항법, 우주과학, 자원탐사 등 다양한 탐사목적을 수행하며 우주탐사의 새장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