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기판 유리업계가 주문량 폭증으로 재고량이 하루치도 안 되는 사상 최악의 공급부족 사태를 빚고 있다. 이에 따라 불량률 최소화, 공정시간 단축 등을 통한 생산량 극대화에 비상이 걸리는 한편 대규모 용해로를 추가로 가동하는 등 대규모 생산설비 증설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코닝정밀유리·파주전기초자(PEG)·쇼트구라모토프로세싱코리아 등 LCD 기판유리업체가 주문량 폭증으로 제품을 생산하자마자 바로 공급하는 비상 유통체제로 전환했지만 주문량의 90% 수준까지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PEG 관계자는 “주문이 폭주하면서 공정시간을 절반가량 단축하면서 생산량을 배 가까이 확대하고 있지만 기판유리를 생산하자마자 LCD공장으로 바로 실어나르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재고량이 2주 정도 돼야 수급 균형을 맞출 수 있지만 요즘은 하루, 이틀도 못 넘길 정도”라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LCD 수요 급증으로 LCD업체가 매달 출하량 신기록을 경신할 정도로 생산량 확대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서치 등 시장조시기관에 따르면 LCD업체들의 지난 7월 10인치 이상 대형 LCD 출하량은 처음으로 3400만장을 돌파해 지난 6월 수립한 3300만여장의 사상 최고 기록을 다시 갈아치웠다.
초유의 공급부족 현상이 지속되자 기판 유리업체들의 생산설비 확충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삼성코닝정밀유리는 이달 들어 기존 3개의 8세대 LCD기판용 용해로에 1개를 추가로 가동, 7세대와 8세대 기판유리 수요 증가분에 대응하는 한편 내년 초 가동하기로 한 세계 최대 규모의 탕정 2공장 공사도 서두르고 있다. 이 회사는 세계 최대인 44만8515㎡ 규모의 탕정 2공장 건립에 3조원의 뭉칫돈을 투입할 방침이다.
그동안 일본에서 원판 유리를 들여와 공급해온 아사히글라스도 아예 구미에 6세대 이상 대형 기판유리용 용해로를 새로 짓고 내년부터 일괄생산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또 올해 초 한국에 상륙한 쇼트구라모토는 월 4만5000장 규모의 5세대 기판유리 연마공장을 최근 풀 가동한 데 이어 3분기중 3만5000장 규모의 7세대 기판 연마공장도 풀 가동하기로 하고 수율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광태 쇼트구라모토코리아 부사장은 “내년에도 8세대 등 LCD업체들의 대규모 증설투자가 예정돼 있어 기판유리 공급부족 현상은 2009년까지 지속될 전망”이라며 “생산량 확대가 바로 매출과 시장점유율로 직결되는만큼 불량률 최소화 등의 생산량 극대화(맥스캐파) 활동은 물론이고 신규 라인을 누가 빨리 증설하느냐가 업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