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대구, 천안의 콘텐츠 관련 기관 및 기업을 중심으로 애니메이션 등의 해외합작이 활기를 띠고 있다.
지역 콘텐츠 업계는 “애니메이션과 게임, 음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최근 지역의 콘텐츠 제작 역량이 급상승하고 있다”며 지역 산업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충남테크노파크 영상미디어센터(센터장 김희섭)는 최근 헐리우드 메이저 배급사 ‘웨인스타인’, 세계 최대 애니메이션 제작사 ‘고담 그룹’과 공동으로 국내 기업 1곳을 지정해 향후 6년 동안 최대 3000억 원 규모의 블록버스터급 애니메이션 6편을 제작키로 합의했다. 첫 합작품은 오는 10월 제작에 들어가 2009년 겨울 개봉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더 크리켓 인 타임스 스퀘어’와 ‘더 게임 월드’ 2개 작품을 검토 중이다.
충남도는 이번 합작 프로젝트를 통해 1억3000만 달러 이상의 외자 유치 효과는 물론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충남의 입지가 확고해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광주 소재 애니메이션 제작사 서광애니메이션(대표 김정기)은 OEM으로 미국에 수출한 애니메이션 ‘미이라왕 투탕’의 미국 에미상 특별상 수상을 계기로 해외 합작 애니메이션 제작에 적극 나선 케이스다. 미국 내 주요 애니메이션 배급사와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 이 업체는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외에도 대구 소재 백재성엔터테인먼트(대표 백재성)는 지난 6월 초 대만 ‘요시랜드’와 대만-한국 합작 음반을 내기로 합의했고, 대전 소재 모바일게임 개발사 한얼엠에스티(대표 최경남)는 중국 모바일게임사 ‘소코’와 합작으로 소코의 게임을 한국 플랫폼으로 개발·출시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기업의 활발한 제휴에 따라 지자체 및 지역 기업지원 기관의 행보도 분주하다.
올 들어 부산시는 매년 개최해 온 콘텐츠마켓 행사를 기존 방송영상 중심에서 애니메이션과 게임 분야까지 확대해 국제 종합 콘텐츠 마켓으로 위상을 넓혀가고 있다. 올 해 부산콘텐츠마켓에서는 미국의 ‘원더월드’사가 국내 ‘디지아트 프로덕션’과 애니매이션 ‘가필드 (Garfield)’ 공동제작에 1000만 달러(100억원)를 투자하기로 합의하는 등 총 1120만 달러의 투자 성과를 거뒀다.
또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은 국내 최대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동우애니메이션(대표 김영두) 등과 MOU를 체결, 미국과 일본, 중국을 대상으로 지역 애니메이션 기업이 해외합작에 나설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
한편, 이 같은 해외합작 사례가 현재 계약 성사 및 계약 전 추진단계라는 점을 두고 산업적 파급력 등에서 성급한 판단은 금물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채일진 동서대 디지털콘텐츠학과 교수는 “지역에서 속속 발표되고 있는 콘텐츠 해외합작 사례는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콘텐츠 산업의 특성상 계약 이후에도 제작 과정과 배급, 수익 배분 등에서 난제가 많다”며 “최소한 합작품이 나왔거나 이후 합작품을 통한 성과를 놓고 이를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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