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서, 게이트웨이 인수... 레노버 발목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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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만 에이서가 미국 게이트웨이를 인수한다. 에이서는 지난해 세계 PC 시장 4위, 게이트웨이는 8위 업체다.

 28일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에이서는 게이트웨이를 주당 1.9달러, 총 7억1000만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에이서와 게이트웨이는 이날 “양쪽 이사회 모두 만장일치로 인수에 찬성했으며 12월까지 모든 절차를 마무리 지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게이트웨이가 최종 인수되면 매출 규모 150억달러, PC 판매량은 2500만대에 이르는 거대 PC 업체가 탄생하게 된다. 에이서는 IBM의 PC사업부 인수로 작년 145억달러 매출을 거둔 레노버를 제치고 3위로 뛰어오를 전망이다.

 J T 왕 에이서 회장은 “PC 산업에서 규모가 지금보다 더 중요했던 때는 없었다”며 “게이트웨이 인수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윤건일기자@전자신문, benyun@

◆뉴스의 눈

J T 왕 회장은 올 초부터 중국 레노버를 제치고 “세계 PC 업계 3위가 되겠다”며 그 방식은 기업 인수가 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선언해왔다. 에이서의 게이트웨이 인수는 취약 지역인 북미 시장을 보완하는 동시에 레노버를 잡기 위한 현실적인 선택으로 풀이된다. 게이트웨이가 북미 시장에 기반을 두고 있는데다 지난해 세계 PC 시장에서 2.2%를 점유, 에이서의 점유율(5.9%)과 합치면 레노버(7.3%)를 뛰어넘기 때문이다. 또 게이트웨이는 HP와 델에 밀려 하락세를 면치 못했던 업체다.

 그러나 이번 인수의 핵심은 양사의 결합으로 규모를 키웠다는 것뿐만 아니라 레노버를 확실하게 따돌릴 견제 장치를 에이서가 확보했다는 데 있다. 레노버는 최근 취약 지역인 유럽을 보강하기 위해 최근 이 지역 3위 업체인 네덜란드 패커드벨 인수를 추진하고 나섰지만 현재 패커드벨 매각의 우선 거부권을 게이트웨이가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패커드벨이 오히려 레노버가 아닌 에이서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게이트웨이 측은 “지난해 6월 패커드벨의 대주주인 존 후이로부터 이 같은 권리를 양도받았다”며 “존 후이는 또 제3자로부터 제안받은 금액에 패커드벨 지분을 게이트웨이에 팔겠다는 의사도 제안해왔다”고 전했다.

레노버 측은 이 같은 사정에도 불구하고 “패커드벨 인수는 진행형”이라고 밝혔지만 발등의 불을 어떻게 끌지 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