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때보다 잘 차려서 손님을 대접하는 점심 식사를 ‘오찬(午餐)’이라고 하죠. 나랏일 하는 정무직 고위 공무원들은 오찬을 열고 베푸는 일이 많습니다. 그래서 가까운 이들과 어울려 편안하게 끼니로 먹는 점심이 손에 꼽을 정도죠.
유영환 정통부 장관 내정자가 28일 구내식당(따로 마련된 방)에서 가까운 이들과 ‘점심’을 함께하더군요. 멀찍이 문틈으로 보이는 장관 내정자의 소박한 점심 풍경이 보기에 좋았습니다.
직업적 버릇(?)이었을까. 누가 그 풍경 속에 자리 잡았는지 눈여겨보았죠. 양준철 미래정보전략본부장, 유필계 정보통신정책본부장, 강대영 통신전파방송정책본부장, 송유종 재정기획관이더군요.
직업적 못된 버릇(?)이었을까. 딴생각이 잇따라 떠오르더군요. 우선 ‘30일에 있을 국회 인사청문회 대비팀인가 보다’ 라는 것, 뒤를 이어 ‘곧 차관과 고위 공무원 인사가 있을 텐데’하는 생각이었습니다. 더 구체적으로는 ‘청문회에서 개인 문제까지 고루 제기될 텐데, 어떤 대응책을 마련했을까’라는 의문과 ‘이동통신서비스 요금에 정치적 고려(대통령선거)가 스며들 것이라는 예측이 고개를 드는데, 내정자 생각은 뭘까’ 하는 물음표!
물음표를 해결하려고 내정자가 있는 방으로 다가가는데, 비서관이 “점심이라도 편안하게 드시게 해주십사”며 막아서는 바람에 허방을 짚고 말았습니다만… 아무래도 청문회 준비가 녹록지 않은 모양입니다. 이은용기자@전자신문, ey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