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크리에이터](11)대원씨아이

안현동 대원씨아이 대표가 직원들과 연재 만화잡지의 온라인 및 모바일 서비스 방향에 대해서 의논하고 있다.
안현동 대원씨아이 대표가 직원들과 연재 만화잡지의 온라인 및 모바일 서비스 방향에 대해서 의논하고 있다.

대원씨아이(대표 안현동)는 국내 만화출판사 중 유일하게 독립된 원소스멀티유스(OSMU)사업부서를 운영해오고 있는 회사란 점에서 단연 돋보인다. 지난 6월부터는 SK텔레콤과 KTF에 모바일 만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용자제작콘텐츠(UCC)만화관을 운영하는 등 만화의 미디어 믹스를 주도하는 회사다.

대원씨아이의 OSMU사업부는 만화를 다른 콘텐츠와 연결하고, 이로 인해 더 많은 출판 매출을 창출하려는 취지로 설립돼 올해로 만 4년째를 맞는다. 매 분기 영화·드라마 제작사, 게임개발사, 애니메이션사 등에 사업제안서를 보내고 프레젠테이션을 하는데 작품에 대한 판권 계약을 주 업무로 삼고 있다.

황민호 상무이사는 “만화를 원작으로 해 영화나 드라마로 만드는 사례는 80, 90년대에도 많았지만 출판사와 작가 간 불신, 판권 계약에 대한 경험 부족 등으로 조직화하거나 사업화할 생각을 하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황 이사는 “작품에 대한 사업을 출판사가 대행해서 수익을 극대화하고 창작자는 창작에 몰두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OSMU사업부의 궁극적인 취지”라고 설명했다.

OSMU사업부는 만화가 어떤 장르의 특성에 맞는지를 꼼꼼하게 분석하고, 작품의 내용과 추천사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해 사업제안서를 작성한다. 초창기에는 이런 제안서를 보내면 의아해 하는 업체들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다른 콘텐츠 제작 업체에서 제안서를 보내달라는 요구를 할 만큼 사업부서가 자리 잡았다. 최근까지 다른 콘텐츠로 활용하기로 계약한 작품은 30여 편. 아직 절대적인 편수는 적은 편이다. 하지만 무조건 판권을 많이 팔기보다는 실제 다른 콘텐츠와 연결돼 성공할 수 있는 계약에 주력한다는 원칙아래 내실을 기하고 있다.

대원씨아이는 단순히 만화를 다른 콘텐츠의 원작소스로 공급하는 일뿐만 아니라 영화, 드라마를 만화로 재탄생시키는 일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극락도 살인사건, 슬픈 연가 등 유명 영화와 드라마가 대원씨아이에서 만화로 출간됐다. 특히 만화 슬픈 연가는 그 당시 출간된 국내 만화 중 가장 높은 로열티를 받고 일본에 판권이 팔린 작품이다.

OSMU사업부 설치 등은 오프라인 매출만으로는 미래의 사업에 대비할 수 없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대표적 행보다.

 대원씨아이는 지난 6월부터는 SK텔레콤의 네이트와 KTF 매직엔·쇼를 통한 모바일 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다. 이 서비스를 통해 대원씨아이의 잡지인 ‘이슈’ ‘영챔프’ 등에 연재 중인 만화와 국내외 최신 만화를 공급하고 있다.

모바일 서비스 외에도 작년에는 유현 작가의 ‘선녀강림’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위성 DMB에서 방영하는 등 꾸준히 새로운 미디어와 만화의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황민호 이사는 “아직까지 뉴미디어 쪽에서는 매출을 논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며 “90년대 초반부터 축적해 온 우수한 콘텐츠를 내세워 다양한 미디어와 접목해 온·오프라인이 동시에 활성화할 수 있는 길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수운기자@전자신문, p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