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W업계 `IT서비스 열매` 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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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W업계, IT서비스 시장을 공략하라.’

 HW업계에 IT서비스 시장을 잡으라는 특명이 떨어졌다. 서버·스토리지 등 하드웨어(HW)를 구입하는 고객사들이 컨설팅, 유지 관리, 종합 IT 솔루션 제공 등을 요구하면서 HW업계에 ‘IT서비스 붐’이 일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IBM·한국HP·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스·델코리아·한국EMC·HDS코리아 등 HW업체들은 통합 IT서비스에 대한 고객들의 요구가 높아짐에 따라 HW 뿐만 아니라 SW, 서비스 등을 한데 묶은 다양한 엔터프라이즈 솔루션을 내놓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우선 고객사들이 종합적인 IT 솔루션과 이해를 가지고 있는 업체를 선호하는 데다 벤더 입장에서도 지속적인 매출 확보의 방법으로 지속적인 고객 확보와 정기적인 매출 발생을 위해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에 눈을 돌린 데 따른 결과다.

 ◇포털업계 요구 ‘발단’=서버업계에 HW·SW·서비스를 묶은 토털 IT서비스의 필요성을 인식시켜 준 것은 인터넷 포털업계의 요구가 발단이 됐다. 포털들은 수 백에서 수 천대 규모의 서버를 도입해 사용하기 때문에 서버업체들이 내세우는 기술과 성능보다는 공급 가격을 낮추는 데에 관심이 많다. 한 인터넷 포털업체 CIO는 “멀티코어 대중화로 x86 서버 성능이 크게 향상됐고 성능 역시 공급업체 별로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금융권이나 제조업계도 서버나 스토리지의 단순 도입보다는 종합적인 관리를 요구하기는 마찬가지다.

 ◇‘박스만 팔아서는 안된다’=IT서비스업체로 탈바꿈한 IBM은 10여년 전부터 서비스 비즈니스를 준비해 현재는 아웃소싱과 IT인프라 구축 서비스 등 다양한 테크놀로지 서비스를 전개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3년 PWC 컨설팅 부문을 인수하면서부터는 IT 시스템 구축, 유지 관리 아웃소싱 등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IT서비스 체제를 갖췄다. 현재 본사 매출의 55%가 서비스 매출이다. 전체 인원 33만명 중 19만명이 서비스를 담당한다.

 한국IBM(대표 이휘성)도 시장의 요구사항에 맞춰 지난 해 서비스 조직을 ‘글로벌테크놀로지서비스(GTS)’ ‘글로벌비즈니스서비스(GBS)’로 통합했다. 지난해부터는 IT서비스를 제품화하는 ‘서비스 프로덕트’도 시도했다. GTS 총괄 이경조 부사장은 “한국IBM은 서버 서비스, 네트워크 서비스, 시큐리티&프라이빗 서비스 등으로 제품군을 구분, 총 600여개 제품을 10가지 서비스 제품군으로 분류해 서비스 비즈니스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썬(대표 유원식)은 IT 토털 솔루션 제공업체로의 변신을 위해 올 초 영업 조직을 변경했다. 또한 인텔과의 협력으로 탄생한 인텔 프로세서 기반 x86 서버 영업을 강화하고, 자바 SW와 서비스 부문을 함께 제공하는 비즈니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싱가포르에 있던 아태지역 서비스 본부가 한국으로 이전해 옴에 따라 아태 지역 내에서 한국썬의 서비스 사업에 힘이 실릴 것으로 내심 기대하고 있다. 특히 지난 달에는 패키지형 컨설팅 서비스 프로그램인 ‘썬스펙트럼 엔터프라이즈 서비스’를 발표했는데 이 서비스는 타사의 HW 지원을 포함해 썬의 모든 HW·SW를 원스톱으로 지원한다.

 델코리아(대표 김인교)도 컨설팅과 토털 솔루션 제공에 힘을 쏟고 있다. 이 회사의 DPS사업팀은 전반적인 인프라 스트럭처 구축이 목표다. 자사 HW는 물론 타사 솔루션까지 함께 얹어 고객사에게 제공한다. 한국EMC(대표 김경진)의 경우 고객의 환경이나 향후 증가하는 정보량에 맞게끔 비전을 가지고 장기적인 플랜 하에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해부터 설치·유지보수·컨설팅 등을 통합한 ‘글로벌 서비스’ 조직을 발족했다.

HDS코리아(대표 네빌 빈센트)는 지난 5월 ‘SOSS 전략’을 통해 SW를 강화하면서 서비스 중심의 스토리지 공급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HW와 SW의 비중도 7대3에서 6대4까지 높일 계획이다.

 ◇HW업계 실적 개선으로 이어져=HW업체들이 IT서비스에 눈을 돌린 다음부터 실적이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다. 한국썬은 2007 회계연도(2006.7∼2007.6) 동안 소프트웨어 사업이 전년 대비 46% 성장했고 서비스 사업 부분도 6% 성장했다. HDS코리아도 전반적으로 불황이던 지난 2006년에만 두 자리 수 성장했다.

 한국썬 천부영 부사장은 “자바와 솔라리스 원천 기술을 제공하는 등 썬 제품을 사는 기업들이 썬의 기술도 함께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제품 구매와 동시에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대세”라고 말했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